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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보고감상정리

[군도]

trex 2014. 8. 6. 12:09

그러니까 제일 이상한 것은 윤종빈이 [군도]를 진지하게 대한 것은 아닌거 같다는 점이다. 민중의 힘을 보여주는 장면에서 '방패'로 현재의 정국을 묘사하는 듯도 하지만, 그게 목표는 당연히 아니었던거 같고 수없이 날아다니는 기러기 CG들을 보면 저예산 프로젝트도 아니었다. 저예산 프로젝트는커녕 장면마다 인상적인 칼군무를 보여주려 애쓴 제법 대형 활극인 셈이다.



혹자들이 말하는 타란티노 풍 분위기도 아니다. 고작 상투를 자르는 장면을 두고 그런 이야길 한다면 차용이라기 보다는 그냥 우직한 캐릭터를 묘사하는 방식의 유사점 정도 밖에 없고, 무엇보다 [군도]에는 타란티노 영화 같은 집요함이나 침 삼킴을 낳는 오금저리는 연출도 없다. 너무 넘쳐서 탈인 재치부족의 나래이션과 몇몇 부분의 지루함이 전작과 비교해 좀 신기해 보일 지경이었다.



아기를 업고 활을 쏘는 장면, 아기를 들고 칼을 능수능란하게 사용하는 장면을 찍고 싶어서 [군도]를 만들었던게 아닌가 싶다. 신기한 것은 그런 가벼움이 영화를 채운다고 생각했을 무렵 '전라도 땅에서 경상도 억양을 쓰는 강동원 쪽'의 인물은 입체적이 되었고, '18세의 눈빛'을 잘 재현하며 시작했던 하정우 쪽의 인물은 그냥 얇아졌다. 참으로 연유를 알 수 없는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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