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19.08.04 [주전장]
  2. 2013.07.24 [실토] 태권V, 독도에 설 뻔 하다.
  3. 2011.10.27 서로 미워하는 한중일 청년들, 왜? (2)
posted by 렉스 trex 2019. 8. 4. 21:01

공교롭게, 아니야 공교롭게가 다 뭡니까. 아베는 실상 출마 후 당선 이후 언제든 그러기 위해서 준비한 사람인양 행했고 지금까지 자연스럽게 이르렀던 사람이었다. 아무튼 아베와 그의 일본은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 제거한다는 것을 며칠 전 공식화했고, 그 여파는 가히 ‘윈터 이즈 커밍’의 양상을 만들 예정이다. 이 시점에 [주정자]를 관람하였다. 아베와 그들이 만들고 조장하는 곪은 상황은 노골적으로 북동 아시아의 거대한 환부를 만들고 최종적으로 ‘반성하지 않는 거대하고 강경한 일본’을 만드는 것이 목표인 듯하다. ‘반성하지 않음’은 연출자에게 중요한 문제의식이자 현 일본을 보는 유력한 시각이다. 카메라와 인터뷰는 차분하게 다양한 인사들, 정치인, 교사, 활동가들에게 접근하여 입장과 견해를 낚는다. 종합해 보자면 동아시아라는 중요한 벨트 안의 평온과 안정을 원하는 미국의 눈길 아래 박근혜 시절, 한국와 일본 사이엔 위장된 평화가 존재했고 이후엔 지금처럼 ‘쾅~!’

미국의 정세와 한국의 정세, 일본 쪽 사정 모두 당시와 판이하게 달라진 지금. 그간 도사리던 험한과 본격적인 수구우익의 욕망은 이렇게 경제와 안보에 위기의 국면을 만든다. 참으로 개봉 시기와 절묘하게 맞아버린 이 얄궂은 현실, 여기에 생존하신 일본군 성노예 피해 할머니 한 분이 주말 또 한 분 별세하셨다...

우익과 수익은 천진하고 두꺼비 같은 관상으로 ‘카와이’를 발음하고 있고, 추하고 기다린 생에의 천착과 줄기를 드리우는 보수의 욕망은 어느나라든 참 무섭게 질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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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렉스 trex 2013. 7. 24. 17:09

그냥 원고 마무리나 하자고 들린 카페였다. 허세스럽게 아이패드 모니터를 활짝 개방하고, 블루토스 키보드를 젠체하며 탁자 위에 꺼내 거칠게 타이핑한게 실수였다. 대중문화의 박토 위에 유일하게 살아숨쉬는 문체와 핏발 선 눈매의 스타 필진들로 각광받는 문화 웹진…이 아닌 그냥 웹진 다:시의 관리자 입력 페이지를 본 한 사내가 나에게 말을 걸었다. 날 시급한 마감을 마무리하기 위해 온 주간지 기자 쯤으로 착각한, 50대 안팎의 남자는 불콰한 면상과 알콜 브레스 오브 파이어로 1시간 24분을 통째로 꿀꺽 집어삼켰다. 조엘 슈마허의 얼마 안되는 성과작 ‘폰부스’의 상영시간 정도의 내 소중한 시간이 날아간 것이다. 이런 사연으로 인해 원고 마감이 차일피일 밀린 이가 땜빵으로 내세우는 울분의 문장, 이 기록은 그 증거이다.


 


- 전후 사정 대략 자르고, 그는 독도 이야길 꺼냈다.


남자(이하 남) : 그건 단순히 태권V가 트럼펫 부는 골조 장식물 따위를 세우려고 한게 아니었어.

렉스(이하 렉) : 아하, 그 ‘로봇태권V 독도에 서다’ 프로젝트 말씀 이신가요?

남 : 그치. 자네도 알고 있구만! 역시 탐사보도 정신의 꽃망울 정도는 머리에 솟아 있었구만.

렉 : 에… 암튼 시민 호구들 엄한 돈 거둬먹는, 거 뭐냐 클라우드 펀딩인가로 한다고 그러지 않았나요?

남 : (탁자에 마른 장작같은 팔을 내리치며) 다 틀렸지 뭔가! 누리꾼인가하는 시정잡배와 각다귀 놈들이 울릉군청에서까지 전화를 걸고 이런저런 이유로 딴죽 가마솥을 붓더니 다 틀렸지 뭔가!


렉 : ^^);; 조오금 촌스럽다는 생각이 들긴 했습니다만은, 뭐 그런 일들에 애정이 많으셨나보죠?

남 : 애정이 뭔가! 애정이! 그건 사명이었어! 반드시 거기엔 태권V가 놓여 있어야 했다구!

렉 : 에..네?


 


- 그의 말에 의하면 태권V 조형물은 수신 장치를 은닉한 조형물이었다고 한다.


남 : 위로 치켜든 트럼펫은 국방부의 신호를 수신받아, 독도 해저 기저에 있는 대카이주결전병기 태권V를 출정시키는데 필요한 것이었지.

렉 : …네?

남 : 카이주 모르나? 카이주! 대괴수를 지칭하는 단어지. 굳이 우리네 말을 안 쓴건 우리가 상대할 대상인 그들의 언어로 지칭하는 아이러니를 부각시키기 위함이었지. 음? 아무렴!

렉 : 우리가 상대할 대상이라 하심은… 현해탄 건너편 거기 말씀이신지요?


남 : 그렇지! 자위대 녀석들도 이미 제2차 대동아시아 공영을 위한 거대 로봇을 개발해 해저로 침투 후 독도를 점거할 계획이 예전부터 있었다네. 기동전사 관돔! 관서지역과 도쿄돔을 합친 용어지. 음.음. 그런 첩보를 입수한 우리로선 준비할 수 밖에 없었다네. 바깥으로 독도 수호 정신을 고양케하고 사실 안으로는 실질적인 내전 대비와 해상 방어를 위한 비책이었던게야. 클라우드 펀딩 등으로 붐을 조성해 시선을 돌리는 새에 독도 해저에 대카이주결전병기 태권V를 배치할 계획이었는데, 각다귀놈들이 이렇게 덜미를 덥석 잡을 줄은!


 


- 독자들이여 알고 있다. 난 진작에 일어났어야 했음을.


렉 : 아, 아무튼 거대 로봇 에… 이족 보행 로봇들이 우리가 모르는 새 진작에 개발되었군요.

남 : 하모 하모! UN과 양키들은 ‘예써 프로젝트’ 아니, ‘예거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논의를 했고 실질적인 1차 회담을 한국에 가졌단 말이지.

렉 : 에;;; 그거 영화 퍼시픽 림 설정에 있는 이야기 아닌가요?


남 : (냉면 가위로 면 가닥 잘라내는 식당 아주머니의 관성을 담은 스피드로 말을 자르며)세번째 형식 모델이 바로 한반도의 자랑스러운 태권V였어. 엄청난 수주 비용에도 불구하고 우국충정에 빛나는 재벌들의 차명 계좌와 연금 누수로 겨우내 완성을 볼 수 있었어. 한국 최초의 우주발사체 따위의 이슈들도 실질적으로 우리 일을 가리는데 유효했었지. 흐흐흐-(웬일인지 회심의 웃음)






- 정말 나갔어야 했는데, 못내 한가지가 걸려 결국 한가지를 질문하고 말았다.


렉 : 선생님, 그런데 애초에 태권V가 선생님 같으신 분들이 그토록 증오하시고 경계하시는 현해탄 건너편 대중문화의 표절이라는 말도 있는지라…

남 : (또 날아오는 냉면 가위질의 말 자르기) 가당키나 한 소리! 모든 것엔 조류가 있고 동시대성이라는게 있는거이지! 비슷한 시기에 나왔다고 표절이라고 하면, 표절의 그물에서 빠져나올 수 있는게 도대체 뭐겠는가! 메루치(멸치) 정도 밖에 더 있겠는가.


렉 : 하…하지만, 만든 당사자들도 세월이 지나면서 착잡한 심경으로 본땄다고 토로하는 마당이고 엄연한 사실인데 말이죠. 아무튼 여러모로 독도 한 가운데 세우기엔 조금 머쓱한 구조물이긴 했습니다. 헤헤.

남 : 에헤이! 그걸 그런 시각으로 보면 곤란하지. 본땄더라도 그게 다 우리 혼이 서려가 있어요. 오죽하면 재미교포 3세인데 한국 장교 입관을 자청한 자랑스러운 청년이 태권V의 파일럿이었어. 그렇게 자랑스러운 청년이 우리네 정신이 오롯이 서린 태권V를 타서 일본 카이주 로봇놈들과 자위대들을 물리치려 했어요! 자랑스러운 청년 로이큄 이름 석자를 걸고!


렉 : 네?… 이름이?

남 : 파일럿 이름이 로이큄이라고!

렉 : …..





- 정상적인 부분을 건지기 힘든 대화였다.


렉 : 어르신 저 이제 일어나봐야겠습니다. 다른 일도 있고 해서…

남 : 에? 어- 어- 그래 그랴요. 거 기사 좀 잘 적어서 빤닥빤닥하게 내봐요. 오프 더 레코드가 조금 많긴 하지만, 내 익명으로 인권 좀 지켜서리 특종으로 팍팍 좀 밀어줘봐요.

렉 : 제가 기자가 아니고, 굳이 세상에 꺼낼 이야기는 아닌 듯 합니다^^);;


남 : 겸양떨기는! 이리 와봐요. 호주머니 함 벌려봐. 내가 좀 윽박지르고 서운하게 했다면 그또한 지나간 일이라고 치고. 에헤이… 거 너무 움츠리지 마소!


 


- 갑자기 내 손바닥을 펼치더니 하얀 종이 다발을 한웅큼 쥐어준다.


렉 : 어…어르신. 이…이러시면!


 


- 불콰한 몸을 이끌고 홀연히 사라진 중년 남자. 그가 쥐어준 지난 회차 로또 영수증의 누런 빛만을 바라본채 그저 나는 황망하게 서있을 뿐이었다. [130722]



+ 웹진 다:시 게재 : http://daasi.net/?p=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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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렉스 trex 2011. 10. 27. 10:54

+ 한겨레 웹진 HOOK에 게재 : http://hook.hani.co.kr/archives/34811


혐한의 시대이자 혐중의 시대이자 혐일의 시대이다. K-Pop이라고 불리는 (근심스러운 거품)기류에 대해 불편함을 숨기지 않는 일본 우익단체의 목소리가 있고, 넷 공간엔 교류 대신 소통불능의 언쟁이 오간다. 중국은 불법복제 시장과 지적재산권을 도용한 전자기기 덕에 단골 비웃음거리가 되고, 한중 네티즌들은 일본을 향해 과거사에 대한 사과를 매번 촉구한다. 일본은 반대로 양국의 집요함(?)에 허를 내두르며 진저리를 친다. 이렇듯 넷 공간엔 또다른 형태로 국가간의 첨예한 대립각이 선명히 날서있다. 메뚜기떼처럼 우르르 몰려가 상대의 (넷)진영을 아수라장으로 놓는 폭력적 유희도 연례행사처럼 존재한다. 왜 이 지경이 되었을까 생각할때마다 문득 다시금 펼쳐드는 책이 있다. 보궐 선거 정국에 묘한 심난함을 안고 펼쳐 보았다.

[한중일 인터넷 세대가 서로 미워하는 진짜 이유](다카하라 모토야키 지음 / 정호석 옮김). 참으로 매혹적인 제목이다. 내가 떠올린 의문을 단숨에 풀어줄 답변이라도 품은 듯한 제목이다. 원서의 제목은 그렇지 않으며, 사실상 부제인 ‘불안형 내셔널리즘의 시대, 한중일 젊은이들의 갈등 읽기’라는 문장이 이 책에 대한 더 그럴싸한 해설이다. 1976년생 젊은 저자는 한중일 이 3국의 동시성(同時性)에 주목하며, 성장지향적인 경제정책으로 아시아의 중심 국가가 된 각국의 이면 특히, 젊은이들의 사정에 초점을 맞춘다. 각국의 개별적인 환경에 처한 젊은이들의 현실적 곤란함과 첨예한 대립각이 서있는 넷 공간의 내셔널리즘간의 연관에 하나의 답변을 마련코자 한 것이다.

저자 다카하라 모토야키의 설명에 의하면 일본의 경제성장은 3단계에 의해 이뤄졌다. 책에선 단카이 세대(베이비붐 세세대)에 의해 급소독의 경제성장을 일궈낸 ‘총중간층화’ / 종신고용과 ‘회사주의’의 일단을 확립한 ‘탈공업화’ / 종신고용의 신화가 붕괴된 작금의 상황을 만들어낸 ‘사회유동화’의 3단계로 설명한다. 이 과정에서 ‘회사주의’의 완강한 규칙와 위치를 간신히 견지하려는 단카이 세대 이후의 젊은이들은 회사가 인생을 책임진다는 세대론에 소외됨은 물론, 사회 말단에 몰리게 된다. 이들이 흔히 ‘프리터(freeter)족’이나 ‘니트(NEET : Not in Education, Employment or Training)족’으로 불리며 일본 자국내의 문제로 떠오르게 된다. 저자는 이 지점에 주목한다. 자국내의 (해결되지 않은)세대 갈등 대신 이 자리에 내셔널리즘, 저자의 표현을 빌자면 ‘불안형 내셔널리즘’이 발현한다는 것이다. 게다가 이 내셔널리즘은 역사 의식의 견지가 아닌 네편내편을 가르는 게임의 법칙에 의한 ‘유희’로서의 내셔널리즘이라는 것이다.

자국 사정을 두 챕터에 나눠 설명하던 저자는 한국과 중국의 사정을 한 챕터씩 할애하며 설명한다. 물론 자국의 사정에 비해 덜 밝은지라 연구의 한계점은 명확해 보이지만, 비교적 혜안을 가지고 국가별로 그들의 근현대사를 분석한다. 저자에 의하면 한국의 내셔널리즘은 3가지 층위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반일 감정의 뿌리가 일본을 향하고 있다기 보다는, 개발독재 과정의 기득권(또는 친일파의 후예)를 향한 계층 / 가벼운 유희로서의 반일 ‘유희’를 즐기는 계층 / 민주화 운동 세력에 대한 안티테제로서의 반공주의 또는 국가주의에 경도된 계층으로 분류된다는 분석이다. 저자 역시 3번째 계층에 대한 분석의 난감을 토로하고 있으며, 그 고민은 비단 저자가 아닌 우리 자신들의 고민이기도 할 것이다. 한편 중국에 대한 분석 역시 고도성장 과정에서 배금주의의 법칙에 쉽게 손을 들면서도, 한켠엔 수없이 소외될 수 밖에 없었던 젊은층의 고민에 돋보기를 들이댄다.

저자의 근심은 이렇다. 전지구적인 움직임이었던 신자유주의의 바람과 그로 인해 야기된 개인의 불안과 해결의 소통로가 되지 못한 기성 정치 구조. 그로 인해 상대국을 향한 배타적 언사만 늘여놓을 수 밖에 없는 젊은이들의 문제… 이 합당한 고민에도 불구하고, 책은 아쉬운 한계점을 드러내고 있다. 내셔널리즘간은 단순히 유희로 인해 추동되고 그로 인한 부작용만 있는 것일까. 그 안에는 분명히 내셔널리즘의 한계를 넘은 상대국에 대한 역사적 책임을 묻는 진지한 목소리와 성찰도 의당 있지 않는걸까. 이 책은 그것에 답하지 않는다. 또한 개별 국가 내의 소통과 내부적인 시스템 개선만이 젊은층이 안고 있는 불안형 내셔널리즘에 대한 개선책일까. 이 책이 펼쳐놓은 스케일에 비하면, 이건 다소 소극적인 답변 같아보이기도 하다. 요컨대 ‘첫 시도’이자 ‘첫 물음’이라는 점에서 이 저서의 의의가 있지 않을까 싶다. 이후 보다 명료하고 집요한 접근들이 ‘넷 전쟁’을 서슴치 않는 3국 젊은이들의 갈등을 보다 가까이 해부할 수 있을 듯 하다.

일본 저자의 책을 덮으면 다시금 떠올리는 것은 이 땅의 젊은이라고 불리는 우리들(무리한 합류인가?)의 문제이다. 대학이라는 질서에 합류하기 위해 유소년기부터 희생을 감내하고, 기다리는 것은 얼토당토 않은 학비와 대출상환의 짐. 졸업 후에 기다리는 취업 불황의 기나긴 통로와 잔혹한 시행착오들. 그런 그들에게 정치적 무책임이라고 내몰아세우는 세간의 잔인한 입담들. 20대 개새끼론이라는 폭언(투표하지 않고 정치에 무관심한 너희들은 욕을 먹어도 싸다!라는 언사들), 그리고 완강한 세상사에 합류하고픈 욕구가 만들어낸 우경화의 함정. 유희 대신 주어지는 것은 강제된 유희인 폭주와 회사 조직의 업무 강도 등. 무엇보다 내셔널리즘 이전에 같은 세대간에 야기되는 계급 갈등과 넷의 폭력들은 지금 우리 시대의 근심이다. 외부 이전에 내부를 다시 근심할 수 밖에 없는 시기다. 결국엔 불안형 내셔널리즘의 발현 자체가 이 사회의 건강함에 대한 이상조짐인 탓이리라. 보궐 선거 정국 전후에도 이 우울의 자국이 지워지지 않은 탓이 크다. [111026]

한중일 인터넷 세대가 서로 미워하는 진짜 이유
국내도서>사회과학
저자 : 다키하라 모토아키 / 정호석역
출판 : 삼인 2007.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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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레이나도 2011.10.29 19:25  Addr  Edit/Del  Reply

    원서 사서 볼려고 했더니 절판이네요 ㅎ_ㅎ;; 중고서점 좀 뒤져야 할듯. 암튼 제목은 정말 구미가 확 땡깁니다. 웃긴 건 저런 책이 나오고도 5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한숨)

    • BlogIcon 렉스 trex 2011.10.30 14:35 신고  Addr  Edit/Del

      제목과 내용이 조금 거리가 있는 것도 매력?(...)
      / 중국의 세력 불리기를 보자면, 저런 현상은 사그라들기는커녕
      앞으로가 참 걱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