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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xism : 렉시즘
+ 한겨레 웹진 HOOK에 게재 : http://hook.hani.co.kr/archives/23534 만연하는 죽음의 소식들 앞에서 하루하루가 멍해지는 요즘이다. 소급하자면 전직 대통령 두 분의 죽음이 그랬고, 가깝게는 어린 시절 봤던 소년지의 화백들이 세상에 붓을 놓고 떠났을 때도 그랬다. 사상의 스승 리영희 선생님에서부터 영국 출신의 영화배우까지, 매일 접하는 부고에 내가 기어코 한 세대가 저무는걸 목도하고야 마는구나하는 실감과 앞으로의 아찔한 소식들에 대한 두려움이 동시에 느껴졌다. 트위터 타임라인과 RSS로 구독하는 블로거들의 글들에도 추모의 행렬을 연일 이어지고 있다. 잇따른 거인과 거장들의 죽음 뒤에 얼마나 더 추모해야 하며, 남아있는 지금의 사람들과 시시하고 하찮은 인생을 공유하고 살아야 ..
지하철 플랫폼에서 다음 차를 기다리다 휘어청대는 취객이 다가올 때 얄궂게도 나는 생명의 위협을 가볍게 느낀다. 그가 어떤 이유에서 거대한 상실감의 무게를 안은 채 나를 철길로 밀어버릴지도 모른다는 도시괴담 수준의 상상력을 발휘한 탓이다. 어디 그뿐인가. 지하철에 올라타면 퀭한 눈매의 중년 사내가 가스를 살포하고 이내 내가 대형사고의 피해자가 되는 상상을 하게 된다. '묻지마 증오 범죄'에 대한 무의식적인 공포. 살아오면서 마주친 수많은 대형 사건사고에서 나도 자유롭지 못함을 느낀다. 이미 죽음이라는 명제 자체가 내가 20대를 넘기는 시점에서 비일비재하게 주변에서 벌어지고 있음을 깨달았다. 정도의 차이일뿐 죽음은 내가 걷는 일상의 겹에서 그렇게 멀지 않은 곳에서 팔락이고 있었다. 나는 긍정적이려 하고 밝으..
많은 죽음들이 있다. 도처에 죽음이 깔려있다. 가족 중 누군가가 먼저 떠났다는 사실이 있다는 것, 그것은 경험일 뿐 권력이 아니다. 당신이 내 아픔을 아느냐라고 물을 수는 있어도, 그 경험치로 상대를 누를 순 없다. 하지만 압도하는 슬픔과 내려앉음, 정말 경험해야 한다면 인생에서 한번 이상은 경험하고 싶지 않은 순간. 그 아득함이 있다. 그런게 있다. 많이 울진 않았었다. 어머니를 마저 잃고 싶지 않다면 그분을 잡아야 한다는 각성이 있었고, 솔직히 신체적으로 피곤했었고 인간적으로 찾아와준 사람들이 화사해 보일 정도로 반가웠다. 그런데 마지막 날 아버지가 화장터의 화로 안에 들어갈 때 모든 것이 무너진다, 정말 이것이 끝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어 통렬하게 눈물이 쏟아졌다. 정말 당신이 이승에 없구나. 나는 정..
2009/05/06 - [그리고플땐그린다] - 이면지로 렉시즘(시즌.2)_1화. 2009/05/26 - [그리고플땐그린다] - 이면지로 렉시즘[시즌.2]_2화. 2009/05/27 - [그리고플땐그린다] - 이면지로 렉시즘[시즌.2]_3화. 2009/06/08 - [그리고플땐그린다] - 이면지로 렉시즘[시즌.2]_4화. 2009/06/22 - [그리고플땐그린다] - 이면지로 렉시즘[시즌.2]_5화. 그런데. 이 내용에 대한 오해가 있을 듯 하다. 이 소재는 최근의 숱한 죽음(들)에 관해서 떠올린 내용은 아니다. 즉 노무현도, 장자연도, 마이클 잭슨도, 킬 빌 아저씨도, 내 조부님 이야기도 아니고 소급해서 최진실 이야기도 아니고, 이은주도 아니고 장국영도 아니다. 죽음 자체의 이야기라기보다는 서울 생활 시..
급격히 노쇠해진 할아버지의 노구를 생각하며 삶과 삶과 삶과 삶과 삶과 삶을 생각해본다. 손자 중 한명인 나는 오늘 마이클 잭슨 CD를 듣겠지. 삶은 합리도 아니고 균형도 아닌 이토록.
주말을 위하여 마음 덜어내기에 딱 좋게 문서창을 기분 좋게 마무리하고 퇴근을 하고 돌아오니 기다리고 있는 것은 중견 연예인의 부고 소식이었다. 그것과는 별개로 심야 음악 프로그램에서 아이돌을 보고 희희낙낙한 MC와 그 프로그램에 출연한 여성 싱어가 안겨준 가벼운 즐거움은 금요일 밤만의 기분이었다. 그렇게 잠을 청하고 일어나니 현 시각 기준 TV엔 뉴스속보로 前 대통령의 사망(설) 소식이 뒤덮고 있다. 이 죽음(들) 가까이 주말이 있다. 무섭기보다는 허망하고 무게감보다는 아연함이 느껴진다. 삶은 이상하다. 나만이라도. 흐릿한 미소를. 어떤 일이 펼쳐져라도. 그럼에도. 나 이거 원 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