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렉스 trex 2019. 2. 9. 22:59


[퍼시픽 림 : 업라이징]에 등장하는 옵시디언 퓨리와 브레이서 피닉스를 완료했습니다. 반다이제 제품인데 HG급에 나름 맞는 조립 난이도와 수긍할 수 있는 가격대를 가지고 있는데, 그래도 프레임이 없다뿐이지 외부 디테일은 어떤 의미에선 요새 반다이제들이 보여주는 성취를 보여줍니다.

두 기기 모두 작품 본편에선 주력 기체가 아니지만, 그렇다고 중후반부 파손되는 겉저리 계열이 아닌 나름의 비중을 보여줍니다. 특히나 옵시디언 퓨리가 보여주는 면모는 전작 [퍼시픽 림] 등장 기체와도 다른 그만의 면모가 있지요. ‘착하지 않고, 인류에 헌신하지 않는’ 그 자리매김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킷도 둘 다 좋았고, 포징도 네 나름 둘 다 잘 잡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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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렉스 trex 2013. 7. 24. 17:09

그냥 원고 마무리나 하자고 들린 카페였다. 허세스럽게 아이패드 모니터를 활짝 개방하고, 블루토스 키보드를 젠체하며 탁자 위에 꺼내 거칠게 타이핑한게 실수였다. 대중문화의 박토 위에 유일하게 살아숨쉬는 문체와 핏발 선 눈매의 스타 필진들로 각광받는 문화 웹진…이 아닌 그냥 웹진 다:시의 관리자 입력 페이지를 본 한 사내가 나에게 말을 걸었다. 날 시급한 마감을 마무리하기 위해 온 주간지 기자 쯤으로 착각한, 50대 안팎의 남자는 불콰한 면상과 알콜 브레스 오브 파이어로 1시간 24분을 통째로 꿀꺽 집어삼켰다. 조엘 슈마허의 얼마 안되는 성과작 ‘폰부스’의 상영시간 정도의 내 소중한 시간이 날아간 것이다. 이런 사연으로 인해 원고 마감이 차일피일 밀린 이가 땜빵으로 내세우는 울분의 문장, 이 기록은 그 증거이다.


 


- 전후 사정 대략 자르고, 그는 독도 이야길 꺼냈다.


남자(이하 남) : 그건 단순히 태권V가 트럼펫 부는 골조 장식물 따위를 세우려고 한게 아니었어.

렉스(이하 렉) : 아하, 그 ‘로봇태권V 독도에 서다’ 프로젝트 말씀 이신가요?

남 : 그치. 자네도 알고 있구만! 역시 탐사보도 정신의 꽃망울 정도는 머리에 솟아 있었구만.

렉 : 에… 암튼 시민 호구들 엄한 돈 거둬먹는, 거 뭐냐 클라우드 펀딩인가로 한다고 그러지 않았나요?

남 : (탁자에 마른 장작같은 팔을 내리치며) 다 틀렸지 뭔가! 누리꾼인가하는 시정잡배와 각다귀 놈들이 울릉군청에서까지 전화를 걸고 이런저런 이유로 딴죽 가마솥을 붓더니 다 틀렸지 뭔가!


렉 : ^^);; 조오금 촌스럽다는 생각이 들긴 했습니다만은, 뭐 그런 일들에 애정이 많으셨나보죠?

남 : 애정이 뭔가! 애정이! 그건 사명이었어! 반드시 거기엔 태권V가 놓여 있어야 했다구!

렉 : 에..네?


 


- 그의 말에 의하면 태권V 조형물은 수신 장치를 은닉한 조형물이었다고 한다.


남 : 위로 치켜든 트럼펫은 국방부의 신호를 수신받아, 독도 해저 기저에 있는 대카이주결전병기 태권V를 출정시키는데 필요한 것이었지.

렉 : …네?

남 : 카이주 모르나? 카이주! 대괴수를 지칭하는 단어지. 굳이 우리네 말을 안 쓴건 우리가 상대할 대상인 그들의 언어로 지칭하는 아이러니를 부각시키기 위함이었지. 음? 아무렴!

렉 : 우리가 상대할 대상이라 하심은… 현해탄 건너편 거기 말씀이신지요?


남 : 그렇지! 자위대 녀석들도 이미 제2차 대동아시아 공영을 위한 거대 로봇을 개발해 해저로 침투 후 독도를 점거할 계획이 예전부터 있었다네. 기동전사 관돔! 관서지역과 도쿄돔을 합친 용어지. 음.음. 그런 첩보를 입수한 우리로선 준비할 수 밖에 없었다네. 바깥으로 독도 수호 정신을 고양케하고 사실 안으로는 실질적인 내전 대비와 해상 방어를 위한 비책이었던게야. 클라우드 펀딩 등으로 붐을 조성해 시선을 돌리는 새에 독도 해저에 대카이주결전병기 태권V를 배치할 계획이었는데, 각다귀놈들이 이렇게 덜미를 덥석 잡을 줄은!


 


- 독자들이여 알고 있다. 난 진작에 일어났어야 했음을.


렉 : 아, 아무튼 거대 로봇 에… 이족 보행 로봇들이 우리가 모르는 새 진작에 개발되었군요.

남 : 하모 하모! UN과 양키들은 ‘예써 프로젝트’ 아니, ‘예거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논의를 했고 실질적인 1차 회담을 한국에 가졌단 말이지.

렉 : 에;;; 그거 영화 퍼시픽 림 설정에 있는 이야기 아닌가요?


남 : (냉면 가위로 면 가닥 잘라내는 식당 아주머니의 관성을 담은 스피드로 말을 자르며)세번째 형식 모델이 바로 한반도의 자랑스러운 태권V였어. 엄청난 수주 비용에도 불구하고 우국충정에 빛나는 재벌들의 차명 계좌와 연금 누수로 겨우내 완성을 볼 수 있었어. 한국 최초의 우주발사체 따위의 이슈들도 실질적으로 우리 일을 가리는데 유효했었지. 흐흐흐-(웬일인지 회심의 웃음)






- 정말 나갔어야 했는데, 못내 한가지가 걸려 결국 한가지를 질문하고 말았다.


렉 : 선생님, 그런데 애초에 태권V가 선생님 같으신 분들이 그토록 증오하시고 경계하시는 현해탄 건너편 대중문화의 표절이라는 말도 있는지라…

남 : (또 날아오는 냉면 가위질의 말 자르기) 가당키나 한 소리! 모든 것엔 조류가 있고 동시대성이라는게 있는거이지! 비슷한 시기에 나왔다고 표절이라고 하면, 표절의 그물에서 빠져나올 수 있는게 도대체 뭐겠는가! 메루치(멸치) 정도 밖에 더 있겠는가.


렉 : 하…하지만, 만든 당사자들도 세월이 지나면서 착잡한 심경으로 본땄다고 토로하는 마당이고 엄연한 사실인데 말이죠. 아무튼 여러모로 독도 한 가운데 세우기엔 조금 머쓱한 구조물이긴 했습니다. 헤헤.

남 : 에헤이! 그걸 그런 시각으로 보면 곤란하지. 본땄더라도 그게 다 우리 혼이 서려가 있어요. 오죽하면 재미교포 3세인데 한국 장교 입관을 자청한 자랑스러운 청년이 태권V의 파일럿이었어. 그렇게 자랑스러운 청년이 우리네 정신이 오롯이 서린 태권V를 타서 일본 카이주 로봇놈들과 자위대들을 물리치려 했어요! 자랑스러운 청년 로이큄 이름 석자를 걸고!


렉 : 네?… 이름이?

남 : 파일럿 이름이 로이큄이라고!

렉 : …..





- 정상적인 부분을 건지기 힘든 대화였다.


렉 : 어르신 저 이제 일어나봐야겠습니다. 다른 일도 있고 해서…

남 : 에? 어- 어- 그래 그랴요. 거 기사 좀 잘 적어서 빤닥빤닥하게 내봐요. 오프 더 레코드가 조금 많긴 하지만, 내 익명으로 인권 좀 지켜서리 특종으로 팍팍 좀 밀어줘봐요.

렉 : 제가 기자가 아니고, 굳이 세상에 꺼낼 이야기는 아닌 듯 합니다^^);;


남 : 겸양떨기는! 이리 와봐요. 호주머니 함 벌려봐. 내가 좀 윽박지르고 서운하게 했다면 그또한 지나간 일이라고 치고. 에헤이… 거 너무 움츠리지 마소!


 


- 갑자기 내 손바닥을 펼치더니 하얀 종이 다발을 한웅큼 쥐어준다.


렉 : 어…어르신. 이…이러시면!


 


- 불콰한 몸을 이끌고 홀연히 사라진 중년 남자. 그가 쥐어준 지난 회차 로또 영수증의 누런 빛만을 바라본채 그저 나는 황망하게 서있을 뿐이었다. [130722]



+ 웹진 다:시 게재 : http://daasi.net/?p=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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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렉스 trex 2013. 7. 21. 14:06


두번째 관람을 아이맥스로 하니 보다 압도적이고 전투의 위용도 와닿는다. 하지만 거듭된 관람에도 인물들의 이야기는 개선되어 보이지 않았다. 바깥을 나오면 델 토로가 원래 그런 감독이 아니다 이 영화의 핵심은 그런데 있는 것이 아니라 라는 말들이 바글바글하다. 그 이야기에 동의할 생각은 전혀 없다. 퍼시픽 림은 요란했다. 딱 그 정도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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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버섯돌이] 2013.07.22 18:39 신고  Addr  Edit/Del  Reply

    두번이나 보셨군요. ㄷㄷㄷ

    오랜만에 왔습니다. 꾸벅. (__)

    퍼시픽림은.. 뭐랄까.. 일본의 특촬물이나 애니메이션을 헐리우드식으로 만든 느낌이랄까요..? 그런게 강했네요.
    걍 로봇 덕후로써 볼만한 부분을 제외하면 그닥이었던.. ㅋ

posted by 렉스 trex 2013. 7. 17. 11:40



영화 개봉 전후로 로봇 vs 몬스터 구도로 그리고 싶어졌다.



특히 로봇들은 어린 시절 그린 로봇풍의 유치한(?) 디자인으로 그리고 싶어졌다.



그리다보니 바다로 보내야 겠구나 싶어서 그렸다.



사이좋은 한 때 같군...



끝 ㅎㅎ




2013/07/13 - [생각하고뭐라칸다/시사/매체/게임등등] - [퍼시픽 림]을 보고 새삼 떠올린 옛 게임들.


2013/07/12 - [그리고플땐그린다] - 낙서 : 거대 로봇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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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렉스 trex 2013. 7. 13. 21:29
퍼시픽 림은 아는 이들은 알겠지만, 오마쥬의 감각으로 빚어진 작품이다. 오리지널의 질료보다는 취향의 집대성으로 만들어진 작품이다. 그래서 새삼 떠올린다. 본토(!)에서 만들어진 장르 인용 아케이드 게임 몇 개들을 소환해본다.


- 킹 오브 더 몬스터즈 : SNK

울트라맨의 못 생긴 버전인 거대 히어로, 킹콩 변주형 메카닉, 녹색이 된 고지라 짝퉁 등이 도심을 파괴하며 자기들끼리 싸운다. 명백히 특정 장르 인용 게임. 1:1 배틀은 물론 보스전도 있다!


- 사이버보츠 : 캡콤

자회사의 전작 [아머드 워리어즈]의 후속편(이자 프리퀄?). 전작과 달리 1:1 격투 형식이다. 거대 로봇이 싸운다고 배경 지형이 달라지진 않지만 리얼 로봇의 외형을 띈 유닛들이 부딪히여 일으키는 격투의 파열음이 괜찮았다.


- 초강전기 키카이오 : 캡콤

소위 로봇물의 혼은 이 쪽이 지수가 높다. 좋다고 하기엔 힘든 폴리곤 격투물이지만, 수퍼 로봇 계열에서부터 유적 로봇, 리얼계 로봇, 에반게리온 유행 표방풍(...) 로봇 등 다양한 기체들이 보여주는 확연한 캐릭터성이 나름 출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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