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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xism : 렉시즘
그러니까 제일 이상한 것은 윤종빈이 [군도]를 진지하게 대한 것은 아닌거 같다는 점이다. 민중의 힘을 보여주는 장면에서 '방패'로 현재의 정국을 묘사하는 듯도 하지만, 그게 목표는 당연히 아니었던거 같고 수없이 날아다니는 기러기 CG들을 보면 저예산 프로젝트도 아니었다. 저예산 프로젝트는커녕 장면마다 인상적인 칼군무를 보여주려 애쓴 제법 대형 활극인 셈이다. 혹자들이 말하는 타란티노 풍 분위기도 아니다. 고작 상투를 자르는 장면을 두고 그런 이야길 한다면 차용이라기 보다는 그냥 우직한 캐릭터를 묘사하는 방식의 유사점 정도 밖에 없고, 무엇보다 [군도]에는 타란티노 영화 같은 집요함이나 침 삼킴을 낳는 오금저리는 연출도 없다. 너무 넘쳐서 탈인 재치부족의 나래이션과 몇몇 부분의 지루함이 전작과 비교해 좀 ..
[이미지 출처 - 네이버 영화] 일치감치 자신의 운명을 점지하듯 '개병'에 대해 읇조리는 구남의 나래이션. 그리고 구남은 숲속에서 자신의 상처를 보고 황망해한다. 자신이 왜 이 지경까지 닿았는지 알 수 없는 아이러니의 체감,(행복 밀항선, 희망 여인숙...) 그리고 시커멓게 출렁이는 황해에서 운명은 반복된다. 영화에서 남자들을 움직이게 하는 주요 동인은 하얀 속살을 지닌 여자들에 대한 갈구다. 그 욕망이 일을 지나치게 크게 벌이게 하고, 도륙 당하는 인명을 양산한다. 그 갈구의 욕망이 없는 부운 눈매의 면 선생만이 관조적으로(!) 사람들의 두부를 내리친다. 추격 장면에도 출중했던 감독이었지만, 초조함으로 가득찬 2부는 빼어나다. 그러나 진작에 범인을 밝히며 한 방향으로 충실히 나갔던 [추격자]와 달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