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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xism : 렉시즘
'죽을 시간도 없다'는 명제란 지구 상 유일하게 '살인 면허'를 소지한 사람의 실토라고 하기엔 아무래도 아이러니하다. 실은 나는 이 다니엘 크레이그의 007 연대기의 최종편인 이 작품이 걈 멘더스의 손길이 닿길 내심 바랐다. 평가 상 덜컹거렸다고는 하나 어쨌거나 그는 [스카이폴]을 내실 있게 만들었고, 그가 소환한 '스펙터'라는 조직에 대한 나름 결말을 지어주길 바라기도 했다. 하지만 뭐 보다시피 퐁 다섯 편의 여정으로 이제 그의 007 이야기는 이렇게 마무리되었다. 아무튼 수고했다. 그와 함께했던 M과 Q, 머니페이도 안녕- 시대상의 변화를 일찌기 감지한 제작 쪽의 고민이 반영된 듯, 왜 흑인 007은 안되나? 왜 여성 007은 수렴되지 않느냐의 불만도 어쨌거나 불안정하거나 반영한 모양이다. 정말 이드..
[카지노 로얄]로 시작해 [스카이폴]을 통해 정점을 찍었던 다니엘 크레이그의 007 시리즈를 잡았던 샘 멘더스의 공은 말할 나위가 없을 듯하다. 스카이폴의 말미에 새로 M의 직책을 맡은 랄프 파인즈, 머니페니를 맡은 나오미 해리스, 여전히 믿음직하게 자리를 맡은 Q의 벤 위쇼 등 시리즈의 인물들을 안도감 있게 배정했다는 인상이 컸다. 이 자신감을 바탕으로 '스펙터'라는 궁극의 악의 집합체를 타이틀로 내세우고, 그 핵심에 크리스토퍼 왈츠를 내세운 것은 그 자신감을 반영한 게 아닐까 싶다. 007 인생의 절대적 사랑이었던 베스퍼 린드(에바 그린)의 위치를 채울, 또 하나의 절대적 사랑(뭔데..;)으로 매들린(레아 세이두)을 배치한 것은 원래 시리즈가 본드걸이라는 명분으로 여성 캐릭터 대접이 바람직하진 않았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