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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7 스펙터]

trex 2022. 3. 2. 09:36

[카지노 로얄]로 시작해 [스카이폴]을 통해 정점을 찍었던 다니엘 크레이그의 007 시리즈를 잡았던 샘 멘더스의 공은 말할 나위가 없을 듯하다. 스카이폴의 말미에 새로 M의 직책을 맡은 랄프 파인즈, 머니페니를 맡은 나오미 해리스, 여전히 믿음직하게 자리를 맡은 Q의 벤 위쇼 등 시리즈의 인물들을 안도감 있게 배정했다는 인상이 컸다. 이 자신감을 바탕으로 '스펙터'라는 궁극의 악의 집합체를 타이틀로 내세우고, 그 핵심에 크리스토퍼 왈츠를 내세운 것은 그 자신감을 반영한 게 아닐까 싶다.

007 인생의 절대적 사랑이었던 베스퍼 린드(에바 그린)의 위치를 채울, 또 하나의 절대적 사랑(뭔데..;)으로 매들린(레아 세이두)을 배치한 것은 원래 시리즈가 본드걸이라는 명분으로 여성 캐릭터 대접이 바람직하진 않았으니 그냥 씁쓸하게 웃어 넘긴다. 아무튼 새로운 악역으로 인한 스토리는 어떠한가. 전작 스카이폴에도 그 노선이었는데, 이번에도 여전히 기원의 문제다. 나를 낳게 한 뿌리의 기원과 비밀. 여기에 인생이 걸린 악연이 있다는 이야기인데 사실 설득력이 높은 서사는 분명 아니다. 멕시코 죽음의 축제(픽사의 [코코] 기억나시죠?)부터 시작하는 서두부터 세계를 종횡무진 누비며 땀 흘리는 007의 투혼은 여전한데, 제작진도 배우도 솔직한 토로로 노후의 감각과 현실을 인정하는 듯 보인다.

이런 피로감을 근거로 정말 다니엘 크레이그의 007 5부작은 가장 최근의 [노 타임 투 다이]로 종결을 짓는 모양인데, 이 흐름을 위해 매들린, 그리고 스펙터와의 인연(악연이라면 악연)이 이어질 모양이다. 어쨌거나 [킹스맨]의 좌충우돌 첩보 소동극 보단 조금 무게가 느껴지더라.

+ 수중에 보글보글 가라앉는 애스턴 마틴 차량과 모니카 벨루치에 대한 대접은 뭐랄까...=_=; 네, 사자 얼굴 왕국 MGM의 예산이니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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