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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0.11.26 [나의 아저씨]
  2. 2020.05.04 [슬기로운 감빵생활]
posted by 렉스 trex 2020. 11. 26. 22:10

이런저런 자잘한 논란에도 불구하고, [나의 아저씨]를 시청한 사람들이 흔히들 하는 이야기엔 '인생 드라마'란 표현이 심심치 않게 보인다. 짧은 생각의 갈래를 낳게 한다. 하나의 드라마에서 '인생'을 언급할 만치 사람들이 사는 게 그토록 힘든 것인가, 다들 드라마라는 폭 안에서나마 그 힘든 인생의 노정을 위로받고 마음의 공감을 하는구나 라는 짐작이다. 

실제로 드라마는 양편의 영역에서 인생의 한 순간에 가장 절망을 겪는 대상을 다룬다. 한 명은 중산층 시민인데, 그는 외적으론 말끔한 편이지만 분명한 균열을 보이는 일상 위에 위태롭게 붕괴 중이다. 나머지 한 영은 유아기 이후의 인생 자체가 붕괴이자 위기인 사람이다. 각자 다른 두 사람은 우연히 인생의 연으로 만나게 되어 서로가 서로에게 때론 '키다리 아저씨', 마치 '영화 [아저씨] 속 김새론' 같은 존재가 되어 절망 속 치유와 회복을 향해 나아간다.

그 안에서 남성 쪽 입장에선 세대별 한국 현대사회 속 위기와 표류의 가부장제를 대변하게 되고, 여성 쪽 입장에선 청년의 위기와 계급적 입장을 대변하게 된다. 그런데 그게 마치 tVN 속 [미생]과 [슬기로운 감방 생활]의 마치 남매-자매 같은 역할을 자청하는 것 같이도 보인다. 이런 이야기의 여러 겹과 당면한 문제들을 풀어가고 회복하는 게 다행스럽게도 16부작이라는 구성 안에 나름대로 수긍을 주며 해결하긴 했다. 직장 정치의 고군분투, 효도와 불효, 홍콩 느와르 로망, 연애 관계의 유효 기간 등등.

그래서 마음은 편한데(?), 그 16부작 구성 속 갈래에서 조금 양이 넘치는 사이다와 이런저런 드라마 인물들의 이야기는 한국 드라마만의 특성일까 하는 생각도 낳았다. 한편 드라마가 보여주는 두 주인공의 관계에서 성적 연결과 그를 위한 지향은 최대한 제약을 둔 듯하다. 그래도 박동훈이 이지안의 존재에 대해 신경과 의식을 한 뿌리엔 분명히 외형에 대한 것이 있을 것이라는 혐의는 여전히 가지고 있다. 이 드라마의 장면과 대사가 지지자들에게 준 깊은 감상과 별개로 난 이 혐의를 지울 입장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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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렉스 trex 2020. 5. 4. 16:13

사람이 컨디션이 안 좋으면 엎드리거나 누워서 별 것을 다 보는 법이다. 이런 일상생활이 있다. [응답하라] 시리즈를 좋아할 순 없었다. 넷플릭스에서 나름 목록 챙겨서 제공되는 모양인데 본다는 마음은 안 먹게 되더라. 이문세 4집은 내 추억의 거리가 아니라 그냥 성장과정의 음악이었고, 언제나 그렇게 기록했고 토로한 목록이었다. 추억이라는 낭만의 포장을 굳이 씌우진 않게 되는 목록이었다. 간지럽게 분장한 유명한 연예인의 화사한 포장 같은 것은 애초부터 필요가 없었다. [응답하라] 시리즈는 딱 그 정도 수준이었고, 가뜩이나 로이 엔터테인먼트 관련한 불쾌한 이슈와 엮인 곳이니 소비 대상이 아니라 보이콧 대상에 가까웠다. 그런데도 [슬기로운 의사생활]의 애청자가 된 것은 민망한 일이었고, 민망함에 비례해 솔직히 토로하는 게 낫겠다 싶었다. 물론 [응답하라] 시리즈 팀 고유의 단점은 여전히 살아있다. 사랑받은 한국 대중음악의 목록을 소환하는 간지러운 장치와 그것을 살리는 (눈물이 배합한) 감동의 장치는 나와 온도 차이가 확연하다. 그래도 보고 있다. 그 길티함을 인정하는 것도 현재 시점의 나를 설명하는 것일 테니 말이다.

이 뿌리를 거쳐 갑자기 [슬기로운 감빵생활] 시청에 이르렀다. 명제는 단순하다. 죄짓지 말자. 죄지으면 골치 아프다. 너무 인생에 손해가 많고, 복원할 일들이 수북하다. 무엇보다 너무 복이 없어진다. 삶이 어려워진다. 쪽팔리는 문제부터 생명 자체의 위협이 되는 일들이 벌어질 수도 있다. 사법 체제에 대한 신의와 근본적인 지탱도 믿어야겠지만, 그 신뢰 회복에 들 시간과 정신의 소요가 더  최종적인 계산에 의하면 손해일 것이다. 애초에 죄를 지을 일을, 감옥에 들어갈 일 자체를 만들지 말자. 드라마로 순화된 형태의 경고이자 현실을 일부만 살린 극화의 형식이 이 정도일진대 정말 감독이라면 아이쿠... 

+ [오렌지 이즈 더 뉴 블랙]과의 차이는 어느 정도일지 가늠하기 힘들다. 당연히 그쪽의 질감이 조금 더 내 취향이긴 하겠지. [슬기로운 감빵생활]에 삽입된 곡들의 분위기와 부모, 우정 등의 문제를 보자면 이건 차라리 극장판 [신과 함께](이것도 관람하지 않았다) 수준이 아닐까 유추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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