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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xism : 렉시즘

이제 종료가 되었다. 예상대로 시즌 1에 이어 예의와 위트를 겸비한 이 의사들은 여전히 가족과 원활한 관계를 유지하고, 결과적으로 각자의 연애 라인을 잘 지켰고, 여전히 노래 연주하고 부르는 행위에 대한 애착을 보이거니와 무엇보다 사람들이 말하는 인술을 발휘하며 작품 나내 휴머니즘과 온기 가득한 분위기를 형성한다. 그 덕에 이 보드라운 질감은 보는 내게 어쩔 수 없는 거리감을 주곤 했다. 이건 어쩔 수 없지. 그냥 시즌 3을 바라는 적지 않은 사람들과의 나의 갭을 어쩌겠어. 어쨌거나 작품의 주 무대가 되는 병원이 엄연히 삶과 죽음의 경계선 구역에 있음을 마지막 회에 여지없이 보여준다. 가족을 먼저 보낸 경험자이자. 내 자신이 연초에 병원 입원 기간을 보낸 환자 당사자로서의 입장에서 대개의 순간들은 예사롭..

이런저런 자잘한 논란에도 불구하고, [나의 아저씨]를 시청한 사람들이 흔히들 하는 이야기엔 '인생 드라마'란 표현이 심심치 않게 보인다. 짧은 생각의 갈래를 낳게 한다. 하나의 드라마에서 '인생'을 언급할 만치 사람들이 사는 게 그토록 힘든 것인가, 다들 드라마라는 폭 안에서나마 그 힘든 인생의 노정을 위로받고 마음의 공감을 하는구나 라는 짐작이다. 실제로 드라마는 양편의 영역에서 인생의 한 순간에 가장 절망을 겪는 대상을 다룬다. 한 명은 중산층 시민인데, 그는 외적으론 말끔한 편이지만 분명한 균열을 보이는 일상 위에 위태롭게 붕괴 중이다. 나머지 한 영은 유아기 이후의 인생 자체가 붕괴이자 위기인 사람이다. 각자 다른 두 사람은 우연히 인생의 연으로 만나게 되어 서로가 서로에게 때론 '키다리 아저씨'..

사람이 컨디션이 안 좋으면 엎드리거나 누워서 별 것을 다 보는 법이다. 이런 일상생활이 있다. [응답하라] 시리즈를 좋아할 순 없었다. 넷플릭스에서 나름 목록 챙겨서 제공되는 모양인데 본다는 마음은 안 먹게 되더라. 이문세 4집은 내 추억의 거리가 아니라 그냥 성장과정의 음악이었고, 언제나 그렇게 기록했고 토로한 목록이었다. 추억이라는 낭만의 포장을 굳이 씌우진 않게 되는 목록이었다. 간지럽게 분장한 유명한 연예인의 화사한 포장 같은 것은 애초부터 필요가 없었다. [응답하라] 시리즈는 딱 그 정도 수준이었고, 가뜩이나 로이 엔터테인먼트 관련한 불쾌한 이슈와 엮인 곳이니 소비 대상이 아니라 보이콧 대상에 가까웠다. 그런데도 [슬기로운 의사생활]의 애청자가 된 것은 민망한 일이었고, 민망함에 비례해 솔직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