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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모 요코 [오전 3시의 무법지대] 본문
오전 3시의 무법지대 (현재 3권까지 발매)
네무 요코 글/그림 | 대원 발매
남의 일이 아니다. 회사 곳간은 부족하지 않게 채워야 하니 영업 담당자는 일감을 따오고, 일정을 재촉하는데 내 능력치는 부족하다보니 하얀 밤을 맞이하는 일이 하루이틀이 아니다. 먼저 퇴근하는 선배가 밉살스럽기는 하지만 무턱대고 붙잡을 수도 없다. 눅눅한 회사 이불에 몸을 눕히고 깨어나보면 샤워는 어림도 없고 냉수에 안면을 적시면 또 하루가 시작된다. 하루가 마무리되어 모처럼 퇴근을 하면 2,3일 회사에 갇혀있다 나온 세상 밖 풍경이 왜 그렇거나 이질적인지 알 도리가 없다. 나 혼자만이 거리의 사람들이 간직한 생기를 상실한 듯 바삭거리는 부스러기 스낵으로 점철된 생명체 같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애초에 가지고 있던 총명한 기운은 회사 세면대에 꽂힌 칫솔이 죄다 흡수를 한걸까.
[오전 3시의 무법지대]는 적어도 1권만큼은 몰입할 수 있고 동감할 수 있는 내용을 가지고 있다. 원래는 일러스트레이터를 꿈꿨지만, 좁은 사무실에서 새로 입점하는 파칭코 매장의 디스플레이물과 홍보물 디자인으로 각박하게 하루를 채워나가는 여주인공. 직종은 다르되 공감할 수 밖에 없었다. 그녀처럼 숱한 사람들은 내 일이 아닌 듯한 일을 하면서도 어느새 주변 동료들과 에너지를 순환하다 결국 익숙한 일상에 부착되며 오늘도 빌딩 안에서 생존하고 있다.
'내가 좋아하는 그 남자가 설마'하는 내용의 2권부터 1권의 기분좋은 첫 인상을 흐려놓고 있다. 작가의 실제 경험이 밑천을 드러내는 상황에다 장르의 특성상 어찌할 수 없는 부분인 듯 하다. 현재까지 나온 3권에서 이 작품에 대한 호오를 판단할 수 있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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