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렉스 trex 2012. 9. 22. 11:17



그랜케일 (Grancale) 『Disgrace And Victory

소니뮤직 코리아 | 2012.08. 발매


1. DISGRACE AND VICTORY

2. HEALER'S SONG

3. REPTILIAN BRAIN

4. DAYS OF GLORY

5. HEALER'S SONG(ORIGINAL ACCUSTIC VERSION) 



그랜케일은 대한민국에서 첫 앨범을 내는 밴드들의 처지가 그렇듯, 낯선 이름이다. 하지만 첫 곡 「Disgrace and Victory」를 플레이하는 순간 이내 믿음을 줄 것이다. 아하 제대로 할 줄 아는 밴드고 좋은 넘버들을 들려줄 밴드로구나. 빈티지 락 사운드이되 물질적인 포만감이 느껴지며, 단촐한 밴드 편성에도 각 파트는 정성스러운 합을 들려준다. 새삼 락 음악이라는 거대한 풍선같은 장르에 대해 생각하게 만드는 앨범이다. 세간의 인식, 특히나 한국이라는 지정학적 위치가 규정하는 락 음악의 이미지라는게 있잖은가. 청춘의 분출구이니 반항이니 일반인들이 고개를 내저을 공격적이고 불편한 이미지들 말이다. 본디 락 음악은 춤을 위한 장르에서 뿌리내린 유흥과 긍정, 말하자면 음악이라는 이미지와 목적 그 자체였다. 그랜케일의 음악은 이런 락 음악 본령의 이미지를 다시금 상기시킨다. 귀에 들리는 슬라이드 주법의 기타와 허스키한 보컬(「Healer's Song」)이 같은 나라 사람의 것임을 다시금 환기하는 경험도 더불어 즐겁다.


말하자면 그랜케일의 락 음악들은 '변용'이나 '인용', '차용'의 영역이 아닌 '재현'이라는 광경을 보여준다. 허리 아래의 욕구를 대변한 춤의 음악이자, 열정과 게으름 그 모든 것을 껴안고 찬양하고 긍정하던 초기 락 음악의 순간들을 이 시간 다시 들려주는 것이다. 이윽고 3번째 넘버 「Reptillian Brain」는 질주의 이름으로, 락 음악이 '사나이의 낭만'이 될랑말랑하던 시절 직전의 분위기를 보여준다. 1번 트랙에서 3번 트랙에 이르면 적잖은 이들은 락 음악의 역사를 세운 굵직한 이름들과 더불어, 작금의 서던 락 밴드들의 이름을 떠올릴 것이다. 맥주 한 병과 딱딱한 씹을거리 안주를 자연히 주문하고픈 이런 낭만성은, 실은 세 멤버의 탄탄한 실력이 바탕이 되지 않고선 어려운 것이다. 「Healer's Song」의 어쿠스틱 버전까지 마저 플레이되면 이내 이 3인조의 얼굴을 애써 찾고자 부클릿을 뒤적이게 될 것이다. 어디서 이런 사람들이 활동하고 있었던건가?


본작은 21세기초 한국의 락 씬에서 주목할만한 조류가 되었던 사이키델릭에 이어, 주목받는 현상인 블루스 조류에 관련한 의미있는 작품으로 기억할 듯 하다. 앞으로 이들이 보여줄 여정이 '심화'일지 다른 영역에 대한 '탐구'로 또 한번 넘어갈지는 알 순 없으나 기대감은 이미 커졌다. [120921]



* 그랜케일

- 천정식 : 보컬 & 하모니카

- 박용진 : 일렉트릭 & 어쿠스틱 기타 / 베이스(3번 트랙)

- 김태우 : 드럼



* 라이브 세션 

- 김흥덕 : 베이스(1,2번 트랙)

- 정동명 & 문세욱 : 드럼 테크니션


* 크레디트

Recorded & Mixed by 장우영 @ Yeh-Eum studio(Seoul. Korea)

Mastered by Ted Jensen @ Sterling studio(NYC. USA)



* 음악취향Y 게재 : http://cafe.naver.com/musicy/15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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