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xism : 렉시즘
잠비나이 『차연 差延 Differance』+ 8월의 추천작 본문
+ 음악취향Y : http://cafe.naver.com/musicy/15433 게재
잠비나이 『차연 差延 Differance』
GMC | 소니 뮤직 코리아 / 2012. 02. 발매
01. 소멸의 시간
02. Grace kelly
03. 감긴 눈 위로 비추는 불빛
04. 바라밀다 part01
05. 바라밀다 part02
06. 구원의 손길
07. 텅빈 눈동자 part1
08. 텅빈 눈동자 part2
09. Connection
처연한 해금의 붓칠과 거문고의 강박적인 조율의 배합, 소위 서구적 도구인 일렉 연주의 외형. 첫 인상의 낯섬으로 치자면 누군가는 '여러번 들으면 자살한다던 헛 도시전설'의 황병기의 『미궁』을 떠올릴 수도 있겠다. 엄연히 다르다. 근간에 이름을 드러내는 국악 밴드와도 궤를 달리한다. 포스트락의 지평에 살며시 그늘을 드리우다 장르를 넘어선 파괴력을 보여주는 행보를 보자면 잠비나이는 차라리 미확인'연주'물체들이다. 국악기는 락을 닮아 전력질주하는데, 장르에 충성하지 않고 제각각의 고집된 소리를 포기하지 않는다. 국악을 닮은 진입장벽을 쌓아 보이지만, 당장에 단어와 문장으로 구성된 감상을 토로하게 만든다.
앨범 제목이 '차연'이다. 학부 시절 후기 구조주의와 해체주의 챕터를 열때마다 만나던 '이름만 친숙했던' 데리다의 철학적 개념을 빌어왔다. 아닌게 아니라 2번 트랙 「Grace Kelly」의 분위기는 제명에 인용된 여인의 아름답던 풍모와는 거리가 멀다. 작년 비슷한 강도로 귓가에 전열을 갖추고 진군해오던 '히치하이커'를 연상케할만치 살벌하고, 전반적으론 그보다 훨씬 아름답고 고혹적인 분위기다. '죽음의 달콤한 유혹이 나를 이끌어 / 나를 잡아줘 / 내 꿈을 잡아줘'라는 가사는 - 실은 잘 들리지도 않지만 - 욕망의 어두운 그림자를 지속적으로 표현한다. 뒤틀린 해금과 기타 연주가 서로간에 또아리를 틀며 청자를 내내 짓누른 채.
「바라밀다 part 1,2」는 팽팽한 긴장감의 지속과 후반부의 '확 터지는' 구성으로 장르/악기 구성/종교음악을 연상케하는 제명이 각기 서로를 호응하지 않는 '차연'의 혼란 상태를 조성한다. 앨범의 처음부터 중반부까지 기표는 기의에 애초에 서로간에 예속될 생각도 없는 듯 하며 태평소와 파열하는 일렉음, 밟아댄다는 기분에 가까운 거문고 등은 아비규환을 조성한다.(「구원의 손길」) 정서적인 해방과 위안을 향해 가는 파괴의 광경을 비춰준 49 몰핀즈(49 Morphines)의 이일우가 이 자리에 있긴 하지만, 잠비나이에서의 목표는 또다른 것인 듯 하다.
「Connection」는 일견 광야 위에 선 포스트락풍의 풍경화에 가까운 듯 하지만, 앰비언트 같은 나즈막한 도입부와 각 악기의 질감을 세심하게 안배한 '울컥이는' 중후반부로 보다 직접적인 '소통의 손길'을 느끼게 한다. 장르의 종횡을 날카로운 현으로 그어대고, 완강한 감상자가 지닌 인식의 벽을 연성화 시키는 매혹의 시간들. 늦게라도 이 앨범에 대해 뭐라도 적고팠던 이유였다. [120829]
* 잠비나이
- 이일우 : 피리, 태평소, 정주, 기타, 보컬
- 김보미 : 해금, 보컬
- 심은용 : 거문고, 글로켄슈필, 보컬
* 라이브 세션
- 이언 갤러거 : 베이스
- 류명훈 : 드럼
* 크레디트
Produced by 잠비나이
Engineered & Recorded by 조상현, 오혜석 @ M.O.L studio
Mixed & Mastered by 조상현 @ M.O.L stud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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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난데없이 8월의 추천작 :
Periphery 『Periphery II : This Time It's Personal』
Century Media | EMI / 2012. 07. 현지 발매
01. Muramasa
02. Have A Blast (feat. Guthrie Govan)
03. Facepalm Mute
04. Ji
05. Scarlet
06. Luck As A Constant
07. Ragnarok
08. The Gods Must Be Crazy!
09. Make Total Destroy
10. Erised (feat. John Petrucci)
11. Epoch
12. Froggin' Bullfish
13. Mile Zero (feat. Wes Hauch)
14. Masamune
-- 이하 라이센스반 추가 넘버 --
15. Special Commentary for Korean Fans
16. Far Out(Instrumenatal)
그냥 넘어가기엔 아까운 앨범이라, 평소 안하던 짓으로 신작 1개에 대한 간략한 언급을 합니다. 테크니션 연주자들의 격전장(서커스 한마당? ㅎㅎ)인 프로그레시브 메탈과 트랜스코어 풍의 분위기가 만나면 어떤일이 벌어질까? 무리하게 넘어가는 런닝타임 없이 근간의 조류에 맞는 시도와 극단적인 헤비니스로 가기 보다는 클린 보컬과 그로울링이 교차하는 쾌감을 즐긴다면, 한번쯤 일청을 권해 드립니다. 사운드의 어떤 근친성 덕분인지 초청된 존 페트루치 등의 이름도 특기할만 합니다. Djent 조류의 확장이 될지 Djent 조류의 안정된 안착 모델의 하나의 경우로 남을지도 밴드의 성장폭과 함께 살펴봐야 하겠군요. 아무튼 국내에도 무사히 라이센스 발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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