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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발레단 [백조의 호수]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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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발레단 [백조의 호수]

trex 2012. 12. 9. 19:54



예술의 전당 12월 8일, 저녁 7시 30분


안무 : 유리 그리가로비치

음악 : 표트르 일리치 차이코프스키

원작 : 블라디미르 베기체프, 바실리 겔체르

예술감독 : 최태지

출연 : 국립발레단


오데트/오딜 - 김리회

지그프리트 - 정영재

로트바르트 - 이재우

광대 - 김준범


=== 네, 제가 발레를 보게 될 줄이야. 이런 기회도 생기네요. 기회가 주어지면 영하 날씨가 문제랴. 막히는 교통을 뚫고, 제법 달라진 예술의 전당 입구에 들어섰습니다. 카페판이구랴! 맛있는 샌드위치를 팔란 말이다! 암튼 프로그램북도 무난하게 입수를 했고, 자리를 제법 차지한 사람들 사이에서 R석에 착석했습니다.


처음 본 발레 공연은 아주 근사했습니다. 문외한인 제가 봐도 아슬하게 삐긋한 순간이 한두번 정도 보였지만, 그래도 이야기의 구조가 와닿았습니다. '브라보' 문화는 낯설었지만^^); 2막 2장이 마무리되고 주역들과 출연진들이 인사할 때 진심으로 박수가 나오더군요. 2시간 동안 쌓인 이야기 속에서 그들을 캐릭터로 인식할 수 있게 된 듯 합니다. 특히 광대와 허우대가 출중했던 악마 로트바르트는 눈에 착 와닿던 역이었습니다.


그리고 지그프리트의 허벅지와 엉덩이(...), 그리고 웬일인지 지그프리트와 로트바르트와의 관계에서 그려지는 에로틱한 기운이 읏흥(....). 물론 이번 공연 해석본이 두 남자가 분열된 자아, 백과 흑을 표현한 것이라고는 하지만 아름다운 백조와의 사랑과는 별개로, 아주 흥미롭게 보인 건 사실이었습니다.


성탄 시즌엔 국립발레단의 [호두까기 인형]이 공연될 예정일텐데, 못 보는 입장이지만 굉장히 근사할 듯 하더군요. 관람을 마치고 나오고 걸은 겨울 도로가 그렇게 춥지 않게 느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