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xism : 렉시즘
[월간앨범] 아이유 『Modern Times』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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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유에겐 절륜의 수준이 아니더라도, 좋은 음색이 있고 실제로 신작에서는 장점을 잘 활용합니다. 굳이 비교하자면 정규 2집 『Last Fantasy』의 진용에 미치지 못하더라도, 여전히 좋은 작곡가들이 버티고 있고 무엇보다 과시적이고 화려한 편곡이 따라 붙습니다. 잘 만든 음반입니다. 뺄 곡이 그렇게 많지 않고, 기다려온 충성스러운 팬들이 뿌듯해할 완성도입니다.
저에겐 최백호와 양희은 같은 싱어들과의 듀엣이 다소 걸립니다. 「Obliviate」같이 농염함을 묘사하는 것은 20대에 진입하는 여성 싱어의 이미지를 메이킹하려는 기획사의 전략과 안배가 있었겠지요. 나쁘다 좋다를 가를 급부의 이야기는 아닌거 같습니다. 「좋은 날」과 「너랑 나」의 뒤를 잇는 「분홍신」은 일종의 결정판 같습니다. 대중의 호응과 작가적 야심(이라는 피곤한 수식어)를 동시에 얻으려는 욕망 위에서 아이유의 탭 댄스가 빨라집니다.
그럼에도 상기한 선배 싱어와의 듀엣은 다소 노회한, 또는 이른 시도로 보입니다. 아직은 「우울시계」처럼 동년배 아이돌과 산다는 것의 피로함을 푸념해도 좋고, '밀당 실패자'의 화자를 「을의 연애」에서 소환해도 제법 어울리는 위치입니다. 그런데 「아이야 나랑 걷자」와 「한낮의 꿈」은 그냥 남의 무대에 초대된 위치 같습니다. 지금은 선우정아처럼 '우리 아빨 돌려줘 지금 당장' 같은 가사를 들려주거나, 이랑처럼 '나는 형의 젖꼭지를 만지며 잠들었네' 같이 은밀한 자기 이야기를 해도 될텐데 말이죠.
물론 아이유의 포지션은 아직은 성장세의 싱어송라이터이자, 남의 작업물을 훌륭히 재현해내는 무한가능성의 싱어라는 두 갈래의 길이기는 합니다. 이미 데뷔에서부터 「미아」 같이 안 맞는 옷을 걸쳐입은 행색으로도 귀를 주목시키는 목소릴 들려주던 이력을 본다면 말이죠. 아무튼 3집으로 보자면 좋은 완성도에도 불구하고 고개를 갸우뚱하게 하는 부분들이 걸렸습니다. 여러분들에겐 어떻게 들리셨을지 궁금하네요! [131012]
아이유 『Modern Times』 로엔엔터테인먼트 / 2013년 10월 발매
+ 음악취향Y 게재 : http://cafe.naver.com/musicy/18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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