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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보고감상정리

[변호인]

trex 2013. 12. 27. 01:05




연출의 목적이 없었던 분이 본의 아니게 연출까지 잡게 된 경우여서일까. (가장 나쁜 경우가 [26년]인 셈인가) 덜컹거림은 있지만 미숙함은 보이지 않는다. 노련함도 있고 좋은 작품, 나쁜 작품의 얄팍한 이분법으로 재자면 좋은 영화이다. 잘 만든 영화다. 연출을 쥔 감독은 계속 실존 인물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전기적 기술을 하지 않으려 안간힘을 써보인 듯 했지만, 그 부분은 어쩔 수 없이 실패한 듯 하다. 계속 환기되고, 중요한 디테일들은 실존 인물을 - 그의 지지자들로 하여금 - 연상시키는 모양이다.


배우들의 호연이 좋다. [설국열차] 때보다 훨씬 나아보이는 송강호는 물론이고 곽도원도 좋고 이성민도 좋다. 반면 어쩔 수 없이 TV드라마 풍을 연상시키는 조민기 등은 아쉬운 대목이다. 출연 결정 자체가 쉽지 않을 '괜한' 시숙일텐데 그 정도는 고마워해야 하는건가. 잘 만든, 성취도 있는 대목을 툭툭 자르고 몰입감을 깨는 것은 음악이었다. 몇몇 대목은 인간적인 따스함이 지나쳐 내 시선을 종종 외면케 하였다. 


87년의 장면은 일단은 사족이라고 생각한다. 그래 들어갈 수도 있다. 그렇다면 좀 드라이해지거나 - 슬로우모션을 쓴다거나, 81년에 있었던 인물들을 굳이 다시 모아서 세우는 대목은 제법 민망했다 - 과감히 쳐냈어야 했다고 생각한다. 숭고해질수록 나는 조금 견디기 힘들어졌다. 실존 인물들이든 극중 인물이든 암튼 그 사건 당시에는 그 사람은 훌륭했고 특출한 이였다. 그것으로도 충분하다. 물론 이 영화가 더 많은 변호인(들)과 국민(들)의 '절대 포기하지 않'는 앞날을 위한 목소리 역할을 자처했다고는 생각하지만. 그 톤은 이해하지만... 그럼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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