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xism : 렉시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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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보고감상정리

[고질라]

trex 2014. 5. 15. 23:34

결국 비교할 수 밖에 없는 롤랜드 에머리히판 이야기. 가령 그는 대개의 모든 재난 장면 앞에 어떤 전조를 표현하는데 공을 들인다. 인간군상에 대한 배경 깔기와 제딴의 유머 감각 같은 것들을 말이다. 그의 [고질라] 같은 경우 노인 몇 명을 보여주며,



"고기는 잡히기는 하냐? ㅎㅎ" - 이죽거리는 노인

"오늘은 큰 녀석을 낚을겨! 

보라고 보라고. 오늘은 큰 놈이다!" - 낚싯대를 드리우는 의기양양 노인



뒤이어 바로 큰 파도를 야기하는 고질라의 등장, 이런 식의 연출들이 그렇다.



가렛 에드워즈의 [고질라]엔 유머 대신 재앙 앞의 무기력한 인간들이 도망가고, EMP에 제 구실을 못하는 병기들이 즐비하다. 인간들의 사연은 양념이다. 좀 더 적극적으로 주체적(?!)인 역할을 하는 고질라와 괴물들의 본능 섞인 욕망이 도드라진다.



여기에 15년간 야근한 표정의 퀭한 등장인물, 와타나베 켄은 한 명의 학자라기 보다는 'God'zilla에 대한 영성 체험을 고백하는 한 명의 신도 같다. 



"태초에 파괴신 고질라가 있었으니 재앙신이 교합하려 할 때 몸소 임하시어 벌할 지이니."



[고질라]와 또 하나 비교를 피하지 못할 물건은 [퍼시픽 림]일 것이다. 나에게 무게추를 준다면, [고질라]에 힘을 실어줄 것이다. 묘한 작품이다. 대자본을 쏟아붓고도 이렇게 뒤틀리고 엉성한 결말을 허락하는 블럭버스터의 세계라 아직 매혹은 남아있다. 것 참.





+ 물론 이것은 고질라로 대표되는 괴수영화계의 전통을 수렴한 결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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