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xism : 렉시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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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보고감상정리

[피부색깔=꿀색]

trex 2014. 5. 14. 18:57

우니 르콩트의 영화 [여행자]에서 성별이 바뀐 후일담 같이 영화는 시작된다. 따스한 가족과 우애가 있는 형제들, 이상적인 조건이라 여겨진 환경 안에서도 입양아는 자신의 피부색에 대해 지워지지 않는 질문과 답을 묻고 동색의 처지에 있는 아이들을 일부러 밀어낸다. 영화가 깊어질수록 이 작품만의 이야기가 묻어나오는 것은 그때부터였다. 대체로 3D 애니메이션으로 진행되나 곳곳에 삽입된 셀 애니메이션 연출 안엔 입양 수출국이 될 수 밖에 없었던 모국의 현대사에 대한 알레고리와 우리가 4%도 이해하지 못할 그들의 마음 속 심연의 공상과 악몽을 엿보게 만든다.


소년은 성장하고 사춘기가 되어 주변을 더욱 자주 의식하게 되고, 더 단단한 벽을 쌓고, 여체에 대해 인식하게 되고... 결국 환경에 대해 반발하게 된다. 이 모든 통과의례를 보듬는 것이 '손길'이라는 극적 마무리를 맺긴 하지만, - 그래서 결말은 좀 싱거워 보이긴 하다 - 실제로는 삶의 대목마다 여전히 풀리지 않는 해답과 수많은 덜컹거림이 있었을 것이다. 다큐멘터리 화면에서 풀 수 없을 과제를 가지고 온 감독의 모습은 그 자신을 비롯, 비슷한 처지의 숱한 이름들의 사연을 짐작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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