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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ngle Out : 22회차 - 에이핑크, 한영애

trex 2014. 12. 8. 11:29

웹진 싱글 리뷰 코너 [Single Out]에 참여하고 있다. 각 싱글 리뷰의 경로는 (링크) / 별점은 고통의 제도...



에이핑크 「Luv」 | ★1/2

 

이 곡에 닿기까지의 여정을 상기해봤다. 데뷔곡 「몰라요」(2011)는 마치 갓 데뷔한 S.ES의 청초한 이미지에 핑클의 「영원한 사랑」(1999)의 당당함과 포부를 뒤섞은 듯한 이미지였다. 이후의 활동에서 이들의 레퍼런스가 S.E.S임이 서서히 밝혀지기 시작했다. 「My My」(2011)를 듣고 「(‘Cause) I’m Your Girl」(1997)을 떠올리지 않기란 힘들 일이었고, 「NoNoNo」(2013)에서 「꿈을 모아서」(2001)를 발견하기란 더욱 더 쉬웠다. 숱한 맞수들이 노출을 주저하지 않거나, 적극적으로 일렉트로니카의 망토를 두를 때까지도 이들만큼은 ‘순정함’을 놓지 않았다. 이 여정의 만개가 「Mr. Chu」(2014)였음은 부동의 사실이다. 이런 이들도 자연스레 소위 컨셉의 탈바꿈을 고민하는 순간이 있기 마련이고, 그 첫 시도는 2012년 풀-렝쓰(full-length) 음반 『Une Annee』(2012)에서 선보인 「Hush」에서 드러났었다. ‘성숙’과 ‘변신’에 천착한 결과는 그다지 좋지 못하였다. 「Luv」는 역시나 순정함에서 사랑의 사연에서 얻은 상처로 테마를 옮겼다는 점에서 여전히 ‘성숙’과 ‘변신’을 앞세우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들의 두 번째 변화 알림 노크인 셈인데, 기존 성공작들이 보여준 탄력과 은근히 잘 빠진 편곡의 재연을 찾아보기는 힘들다. 이 곡을 맡은 신사동호랭이와 범이낭이의 합작은 올해 선정성으로 기억될 몇 곡들이 있었는데, 클라이언트의 특성상 위축되었는지 클라이언트가 담당자를 잘못 찾은 탓인지 올해 마무리는 이렇듯 지지부진하게 되었다.

 

 

 

한영애 「너의 편」 | ★★★

 

회고하건대 「코뿔소」(1988)는 세상에 둘도 없을 노래였다. 특유의 보컬도 그렇지만, 어떤 사운드 안에서도 주인 됨을 잃지 않고 곡절 있는 가사를 풀어헤치는 당당함과 지독한 내음을 풍기는 개성, 내겐 「코뿔소」 노래 자체가 한영애로 기억되고 있었다. 「너의 편」은 거친 당당한 보무보다는 밀도 있는 록 사운드 안에서 위로를 주는 태도로 새삼 세월이 지났음을 발견하게 한다. 여기서 홀로 우뚝 선 독립자인 한영애에 이어 동행자로서의 목소리를 지닌 한영애 역시 인정해야 함을 깨우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