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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ngle Out : 64회차 - 러블리즈, 이승환

trex 2015. 10. 12. 13:40


웹진 싱글 리뷰 코너 [Single Out]에 참여하고 있다. 각 싱글 리뷰의 경로는 (링크) / 별점은 고통의 제도...




러블리즈 「Ah-Choo」

 

데뷔 이래 이 팀의 곡들에 묻어나오는 정서를 하나로 함축하자면, 「놀이공원」(2015)의 가사 속 ‘몰래몰래’가 아니었을까. 「Candy Jelly Love」(2014) 뮤직비디오 속 무대인 교실에서 멤버의 자는 머리 위에 몰래 마카롱을 올리던 장면을 필두로 본 곡의 뮤직비디오의 온갖 숨바꼭질 장난(포스트잇으로 은닉하기, 박스 안에 숨기, 커튼 뒤에 숨기, 가구 안에 숨기 등)은 팀의 정서 중 주를 차지하는 짝사랑의 쑥스러움과 고백 직전의 두근대는 심경을 대변하여 보여준다. 물론 이 주 된 정서를 주조하는 것은 지금까지 윤상을 위시한 작곡팀 OnePiece의 몫이었다. 난 여전히 러블리즈가 8명의 강수지라는 의견엔 동의하지 않지만, 이 곡의 터치에 윤상의 주특기가 묻어나오는 것을 절대 부인할 수 없다. 온갖 쾌활한 척을 하며 밝은 톤을 내지만 흐릿하게 슬프게 마무리되는 앨리스 들의 이상한 나라는 그가 아니라면 만들기 힘든 세계관일지도 모르겠다. 여기서 나는 OnePiece와의 계속된 작업이 중단된 그 시점 이후의 러블리즈에 대해 작은 근심과 얄궂은 궁금함이 든다.

★★★1/2

 






 

이승환 「다 이뻐」

 

일찍이 국내와 해외를 오가는 공정으로 음반 제작이 이런 것이라는 자존심을 90년대 중후반부터 과시해온 이승환에게는 또 하나의 특기가 있는데, 바로 이런 방향성이다. 곡의 첫인상은 소박해 들리지만 ‘못난이가 커서’에서 ‘강 같은 평화로움 오 거룩하고 거룩하다’에 이르는 가사의 서사, 은근히 정성스럽게 조성한 화음 등 잘 만든 팝에 대한 그의 지향점이 드러난다. 음반 안에 하나 이상씩은 들어간 이승환식 소박하고 잘 만든 수록곡들의 계보는 「아침 산책」(1997), 「오늘은 울기 좋은 날」(1999) 등에서 시작해 이렇게 반갑게 돌아온 듯하다. 여기엔 솔루션스의 나루가 장기를 발휘한 편곡 작업의 공도 적잖이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