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xism : 렉시즘
[비밀은 없다] 본문
오래된 집권당 후보가 강세를 보이는 경북 모처의 지방선거, 유력한 신진 후보의 자제가 실종된다. 자 이렇게 도입을 깔면 긴장감이 생길 수 밖에 없다. 그런데 이걸 의도적으로 초반에 흐트리는 것은 통속적인 음악과 '자혜'라는 이름에 바보 같이 천착하는 뭔가 정신의 한 올이 팅- 나간 여자 주인공이다. 그래서 서서히 드러난다. 이것이 계보를 이어 '미세스' 홍당무를 탄생시키는 한 감독의 작품이라는 사실을.
손예진이 훌륭한 연기를 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훌륭한 연기를 하는 배우를 따라하는 연기를 보는 기분이다. 오히려 제 구실을 하는 김주혁의 표정과 연기, 믿음직한 체형이 뒤에서 버티고 있다. 그리고 해낸다. 아이들의 연기는 다소 관습적인데다가, 아주 불행하게도 둘 사이의 유대를 위해 '키스'라는 장치를 사용한다.(외면하고 싶었다. 동성간의 키스라서 그런게 '당연히' 아니라 구태의연함에 민망하기 그지 없었다.) 인위적으로 조성된 이 영화 안의 미술의 패착을 보는 기분도 그렇게 편치 않았다.
[비밀은 없다]는 실패작인가? 아니. 관객을 끝까지 쥐는 편집은 좋았고, 적어도 '마지막 구타'씬이 보여주는 비극적인, 그러나 흐물거리며 서서히 폭파하는 카타르시스는 만만치 않았다.(그럼에도 보다 온도가 더 차갑고, 창작자가 자신이 만드는 것에 대해 좀 거리감을 두었음하는 바람은 어쩔 수 없었다.) 어쩌면 올해 한국 영화가 낳은 여성 캐릭터 중 하나로 가장 인상깊은 지점을 차지할 수도 있을 것이다.([곡성]의 무영은 결국 그 자리에 앉는데 실패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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