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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보고감상정리

[우리들]

trex 2016. 7. 16. 10:30

사람들 상당수는 [우리들]을 보고 저 나이 때 자신과 자신을 둘러싼 나이를 반추할 것이다. 나는 애써 그러려 하지 않는다. 나 역시 예민한 아이였고, 피해자일 수도 있고 가해자일 수도 있을텐데 당시를 넓게 좍 펼쳐 볼 생각은 들지 않는다. 차라리 지금의 나에게 대입하는게 더 나을수도 있겠다. 아무튼 [우리들]은 좋은 작품이다. 전작 단편 [콩나물]에서 한 여자 아이의 심부름이라는 행위를 난데없이 거대한 세계관으로 확장시킨 역량이 장편에서 - 다소 좀 늘어지는 듯도 하지만 - 유감없이 발휘된다.



"아이고 아이들끼리 싸우다보면 그럴 수 있지요"라는 학부모의 말을 부정하듯, '전혀 그럴 수 없는' 상황은 누구의 탓도 아닌 채로 재현되고 아이들은 결국 서로를 상처입힐 수 밖에 없게 된다. 비교적 좋은 엄마, 비교적 좋은 담임이 환경 안에 주어져도 '4학년'이라는 나이의 사고란 의존보다는 주체적으로 상황을 개선하려는 능동성을 향해 가게 마련. 그러나 현실은 무섭다. 피구 경기 안의 선밟기의 한끝 차이처럼 내 편 네 편이 갈리고, 개선의 노력에 아랑곳없이 바깥으로 관계에서 밀려나기 십상이다. 눈 흘기기 외엔 할 수 있는게 없다. 그래도 밀고 들어가려 하는 아이가 있다. 그게 참 눈물겹기도 하고 아프기도 하다. [우리들]을 보는 관객들에겐 그 쓰라림의 정도가 아마도 다들 제각각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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