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라이벌](국내개봉명 컨택트)

감독의 전작 [시카리오 : 암살자들의 도시]는 그 자체가 완결성이 있는 이야기이긴 했으되 아무래도 이야기 전개상 미결의 이야기라 더 지켜봐야 할 입장이지만, [어라이벌]은 그 자체의 완결성 그리고 그것을 계속 완결시키게 만드는 순환과 윤회의 성격 덕(동양적 테마?)에 더욱 막연하되 기이한 벅참이 있었다. 

인문학 SF라고 말 붙이고 싶어서, 그 표현을 선점하고팠던 욕심은 이해하지만 언어학에 대한 지적 자극과 사유만큼이나 수학적 사고력에 대한 의욕을 구비하고 영화에 덤빌 자세는 애초부터 없었을 어떤 이에겐 그냥 욕심은 욕심이었을 뿐.

[인터스텔라]에 갖다붙이고 싶은 이들도 많은 모양인데, 생각하면 할수록 난 그 영화가 가진 '남자스러움의 성격'에 대해 짚게 되고 불편함을 감추기 힘들다. 다른 의미에서 초월과 초극의 의미로 [그래비티]를 가지고 오고픈 내 편의 욕심도 있긴 한데, '자식의 부재와 상실'이 빌미가 되어 나오는 여성의 초극 역시 마음에 드는 연결의 발상은 아니다. 다른 온도다. 

자 아무튼 사운드트랙을 듣고, 극중 주인공의 선택에 대해 다시 되짚고, 동그랗게 번지는 먹선 또는 세포줄기 같은 외계언어를 상기할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