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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보고감상정리

[로건]

trex 2017. 3. 4. 23:05

감독판은 근사했다는 이야길 들었지만 상영판만 본 [울버린]에서 제임스 맨골드 감독은 휴 잭맨과의 작업이 만족스러웠던 모양이었다. 이 둘은 과거와 미래가 오가는 - 덕분에 미싱 링크의 존재와 씽크의 어긋남이 과제로 남은 - 엑스맨 연대기 안에서 울버린의 이야길 완결짓기로 하였다. 그리고 여러분은 알 것이다. 이 둘이 이뤄낸 성과는 가히 브라이언 싱어의 [엑스맨 :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에 비견될 정도라는 상찬의 분위기라는 점. 정말 그런지는 개인차에 따른 온도차가 확연할 것이고...



눈에 띄는 황량함이다. 제임스 하울렛 로건의 노후한 육체와 정신엔 이제 진 그레이의 꿈이나 환영조차도 찾아오지 않는다. 열의가 없는 인생 안엔 그래도 책무감만이 남아서, 사피엔의 탄압을 피해 찰스를 태울 요트 하나 살 돈 모으는 것이 그의 일상이다. 물론 그마저도 여의치 않다. 여기에 당연히 찾아오는 시련과 갈등의 연원은 로라라는 존재다. 아이러니하게도 사피엔의 뮤턴트 탄압 이후 탄생한 인공 뮤턴트가 생존 뮤턴트 중 하나인 (몸과 정신 모두 성치 않은)찰스에게 '희망'으로 대변된다는 점이랄까. 어쨌거나 이어질 이 시리즈, 미래의 가교 또는 뉴 제네레이션일 로라 등의 존재는 자연히 로건 같은 세대와 교체를 앞둔 마당인 셈이다.



실버 사무라이 같은 황당무계한 설정 변경 대신 감독이 택한 방법은 서부극의 인용이다. 이야기는 약간 느릿하고, 주인공은 무심하게 정의를 실현하고 바삭 마른 대지 위엔 흐릿하게 희망의 싹이 돋는다. 남은 과제는 살아남은 이들이 계승하리라. 신화 없는 역사 안에서 그래도 주인공은 성스럽게 삶을 귀결한다. 로건도 그리 된다. 너무 노골적으로 긴 서부극 영화 대사를 읊는 부담감은 분명하고, 이런 민망함을 상쇄할 수 있는 몇몇 순간은 분명 각인된다. [다크 나이트]의 마무리는 관객들이 예상치 못한 순간이었다. 내가 상영관 안의 히어로에게 조금 더 특별한 마음을 가질 수 있을까? 그걸 가능케 한 몇몇 예가 있었다. [로건]도 그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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