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xism : 렉시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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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ngle Out : 139회차 - 구텐버즈

trex 2017. 3. 20. 11:19

별점은 고통의 제도 / 매주 웹진 음악취향Y에 글을 던집니다. [링크]




구텐버즈 「방방곡곡 혁명가」

 

천천히 발돋움하다 무희처럼 이내 수놓는 기타, 음울한 그림자처럼 내내 깔린 베이스, 광장의 사람들의 부산한 움직임을 닮은 드럼. 그렇다. 광장. 스카웨이커스의 『The Great Dictator』(2017)가 지금 광장에 달려 나와달라는 촉구 같았다면, 구텐버즈는 마치 후일담 같은 덤덤함을 들려준다. 한 패션지가 댄스팝 싱어에게 던져준 '무심하고 시크하게'라는 표현은 인제야 제 주인을 찾아 구텐버즈에게 돌아갔다. 이 덤덤함 안에서도 도드라지는 끊임없는 역동은 개러지록과 인디펜던트한 요소 등 지금까지 구텐버즈를 형성한 염색체들의 복잡한 사정을 헤매게 한다. 작년 가장 중요한 음반 중 하나였던 『Things what may happen on your planet』(2016)에 이어 늦지 않게 찾아온 본작은 혁명이라는 단어가 섣부를 정도로 아직도 끝나지 않은 우리네 정국을 닮아있기도 하다. 이들이 계속 발매할 싱글과 우리 앞에 남아있는 숱한 산더미 같은 변수들. 미세먼지의 계절이다.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