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xism : 렉시즘
Single Out : 140회차 - 더 블랙 언더그라운드, 도재명 본문
별점은 고통의 제도 / 매주 웹진 음악취향Y에 글을 던집니다. [링크]
더 블랙 언더그라운드 「She's On Psychedelic」
음반은 마치 '세련된 김일두'처럼 부르는 「I Am A Punk Star」로 시작하는데, 거두절미하고 시작하는 본 곡은 이내 지글거리는 노이즈와 뱅글뱅글 도는 건반으로 매듭짓는다. 음반명엔 노이즈라고 자신의 음악을 포괄적으로 규정한다. 아닌 게 아니라 그는 음반 발매라는 행위를 시작할 때부터 끊임없이 - 『INDIE ROCK & ROLL』(2015), 『The British Indie』(2016), 『Punk Attitude』(2016), 『The Anti Star』(2016) - 장르명 또는 씬 안에서의 태도(위치?)를 명확하게 드러내는 방식으로 묘하게 혼란과 궁금증을 자극하였다. 인디 안의 진짜 인디 또는, 인디 아래의 언더그라운드, (벨벳) 언더그라운드 아닌 (블랙) 언더그라운드로서의 자신을 규정하는 방식 등으로 읽히는 여러 단서와 무엇보다 왕성한 활동력은 이런 궁금증을 더한다. 무심하게 들리는 보컬과 데카당스함을 지향하는 가사 등에 드러나는 그의 면모엔 아무래도 직업적 음악인으로의 태도보다는 한 예술인으로서의 자의식이 확연히 도드라진다. 이 곡은 그 단서 중 하나일 뿐이고.
★★★1/2
도재명 「토성의 영향 아래 (feat. 이자람)」
밴드가 해산한 뒤, 짐작건대 도재명은 적지 않은 지탄을 받았을 것이다. 그만큼 로로스는 좋은 밴드였고, 그 자신이 밴드의 여러 일면을 조성하는데 가장 큰 비중을 가진 인물이었던 탓이다. 돌아온 그가 들려주는 음악들을 들으면 그가 영화나 영상물들을 위해 작업하는 작업이 영상 안에서 어떻게 다시 들려질까 나름대로 기대가 되었다. 로로스가 대뇌피질로 전달되다 부식되는 꿈의 영역이나 대기권 바깥의 사정을 헤아렸다면, 그의 개인 작업들은 보다 이야기가 선명하거나 익숙한 감정의 공감대를 건드린다는 인상이 강했다. 문학적으로 또는 의도적으로 조탁 된 언어들이 가사로 쓰였고, 주변부 사람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채집해온 듯이 연출한 나래이션의 방식은 인상적이다. 뮤직비디오 작업이 이런 그의 접근법을 느끼하거나 과욕으로 보이지 않게 진지하고 매끄럽게 한 공도 적지 않은 듯하다. 물론 이 곡에도 밴드 음악에서 들려왔던 드라마틱하게 치솟는 부분들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것은 싱어송라이터로서의 지문이기에 애써 손톱으로 긁어 지워낼 필요도 없을 것이고 듣는 내가 고개를 저을 일도 아닌 듯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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