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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xism : 렉시즘
[밤의 해변에서 혼자] 본문
상당히 직접적으로 홍상수 감독의 목소리가 들려서 당혹스럽기도 했다. 그럼에도 김민희를 위한 큰 한마당을 펼친 것은 틀림없어 보였다. 피지컬의 한계가 분명한 배우임에도 불구하고 여기서의 김민희의 연기는 탁월하다. [화차]와는 다른 연기이기도 하지만 홍상수의 작품 안에서도 우뚝 설 경지다. 그녀는 사랑의 항구성에 회의하면서도 - 송선미는 극중에서 유난히 '평생 갈 관계'를 자주 말한다 - 때론 천착하고, 때론 광인처럼... 아니 잠자리에 눕는다. 추운 잠자리이긴 하지만.
술자리가 홍상수의 여느 작품들처럼 중요한 영화이면서도, 극중의 주인공 그녀는 배고픔에 대해 솔직히 토로하고 자주 발산한다. 그럼에도 웃을 여유보다는 작품을 지배하는 정조는 어둑함(밤의 해변에서?)과 어떤 깊숙한 비애다. 저벅저벅 걷는 김민희의 뒷 모습이 주는 여운은 거부하기 힘든 것이고 오래 남을 듯하다.
꿈과 극장, 이런 익숙한 홍상수 작품의 코드도 여전한데 다른 작품들에 비해 속임수(?)는 덜한 편이다. 다만 1부와 2부에 나오는 어떤 남자의 존재는 일종의 수수께끼인데, 역시나 이런 수수께끼에 대해 직접적인 답변은 구하기 힘들 것이다. 물어보는 남자-다가오는 남자-저 편의 남자-해변이 잘 보기에 창을 닦는 남자-서있는 남자... 흐르는 남자, 지배하는 남자, 쳐다보면서 시선이 맞지 않는 그런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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