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xism : 렉시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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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보고감상정리

[밤섬해적단 서울불바다]

trex 2017. 9. 4. 14:19

밤섬해적단의 음악 안엔 애초에 엄숙을 배제해 모두까기인형의 작동원리를 적용한, 자유분방한 가사와 그라인드코어와 펑크를 흡수한 양식 상의 간명함이 도드라진다. 이런 특성 덕에 위악의 제스츄어로 보이는 이들의 가사와 외양 및 퍼포먼스는 오해를 사기도 하고, 최소한의 정치적 공정성의 원리를 적용한 비판이 자연 수반되기도 했는데 덕분에 이것을 학술적이나 연구적 테제로 삼을수록 더욱 우스꽝스러워지는 부가효과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들의 좌충우돌을 담는 것 자체는 영상물에 대한 의욕이 있다면 누구나 탐낼 소재가 아니었을까 싶다. 하지만 영상물로써의 성취와 이들의 행보에 대한 꾸준하고 거리감을 잘 유지한 부지런함을 겸비하는 것은 생각만큼 쉽지 않았을 것이다. 아니 어려웠을걸. [밤섬해적단 서울불바다]의 완성은 그것을 보여주는 얼마 안되는 실제 예시일 것이다. 실제로 이들의 음악을 닮거나 오히려 그것의 효과를 더욱 강조하는, 자막과 영상 효과 및 편집은 그 자체로 너무 과시적이지 않았다. 무엇보다 그것이 만든 이의 예술적 자의식이라는 흔한 표현을 충족하는 적당한 나르시시즘을 동시에 충족시키는 듯하다.



여기에 강정마을의 귀곡적 풍경과 박정근 사건의 다난한 과정을 요절복통 밴드의 행보 이야기에 이질갑 없이 붙게 하는 노력도 만만치 않았으리라 본다. 덕분에 밴드의 곡명, '서울불바다'는 반공과 멸공 교육의 아젠다, 일제 치하의 잔재를 풍속과 미덕으로 껴안은 비극의 한반도에 대한 적절한 비유이자 지금도 진행형인 한국 사회의 연명을 묘사하는 적절한 단어가 되어버렸다. 



게다가 본의 아니게 어제 북한은 수소탄 실험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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