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xism : 렉시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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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ngle Out : 164회차 - 세이수미, 팎(Pakk)

trex 2017. 9. 11. 10:37

웹진에서 글 씁니다. 별점 제도는 매번 낯섭니다. / [링크]



세이수미 「Good For Some Reason」


'광안리 기운의 전달자'인 세이수미가 일렉트릭 뮤즈 10주년 기념 음반에서 'Muse Side'가 아닌 'Electric Side'에 배정된 것은 역시나 포문을 여는 거친 질감 때문일 것이다. 로파이한 노이즈의 함량을 고민하지 않고, 흥겨움 보다 역동에 조금 더 무게를 준 이 인디록 넘버는 한 레이블의 역사에 대한 적절한 헌사이기도 하지만 한 편으로는 밴드가 현재 머문 지점의 성취를 보여주기도 한다. 간결하게 들리는 음악에 적절히 쑥스러움을 머금었던 태도에 적어도 한 발짝 더 내민 지표다. 여전히 정돈 잘 된 이들 작법의 장점 역시 건재하다. ★★★☆



팎 「살 (煞)」


포스트록에 스크리모, 하드코어 및 개러지 등을 융합해내며 정체는 비교적 명료하되 방향성은 쉬이 예측하기 힘들었던 아폴로18 이후의 길에서 해파리소년 김대인은 UFO와 음모이론 등을 걷어내고 민속화를 차용한 요소들과 한글 가사 등을 가져왔다. 물론 소음과 리듬의 난무 속에서 좀체 가사는 명확히 들리지 않으며, 아이디어 뱅크 김대인의 베이스가 이 곡 안에서 유난히 거세게 활약한다. 보다 직접적으로 바깥 세상을 겨냥하며 잔뜩 노기를 드러낸 가사와 아폴로18 당시의 난장이 그리웠던 사람들을 흡족케하는 사운드는 발군이다. 몸을 움직이게 하면서도 머릿 속을 고민하게 했던 전 밴드와 달리 팎에 접어들어 김대인은 바로 대노하며 발화하는 보컬, 분노에 즉각 반응하는 원시성과 민중성 사이의 육체 쪽을 택한 듯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