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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진들에게], [잘 되길 바라], [내가 어때섷ㅎㅎ]

trex 2018. 1. 24. 10:38

강연하 감독 [수진들에게]


누군가에겐 영원히 '오구실'로 기억될 이채은의 삭막한 표정으로 작품이 시작한다. 노동자 구성원들을 쉽게 저울질하고 내칠 수 있는 전형적인 한국의 근로 환경 안에서 주인공은 초라하지만 절박한 욕망을 실현한다. 그 시간을 위해 동질 선상 위의 동료를 피치 못하게 밟고 가야하는 상황도 오고, 척박한 땅 위의 구성원에게 식은 손을 내밀어야 한다는 다짐도 해본다. 버스 안 대화 장면의 어떤 끈끈함이 조금 부담스럽지만, 그 부담스러움을 감내하면서도 집어 넣어야 했을 연출의 절박함도 공감이 간다.




이훈규 감독 [잘 되길 바라]


배우 한예리가 본인의 입으로 한때 자기가 탈북 여성으로 자주 캐스팅 되던 때가 있었는데, 그때 작품인 듯하다.(그래도 굳이 북의 말투를 쓰진 않는다) 소외를 우려해 자진해서 그 상황을 돌파해 공동체 안의 공감을 얻고 합류하려던 주인공. 주인공은 경험삼 공감가는 처지에 처한 급우의 소외를 개선하려 한다. 하지만 완강한 공동체의 법칙은 서슬퍼렇게 등장인물들을 밀어내고... 주인공은 급기야 마지막에 피할 수 없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한다. 결코 잊을 수 없을 마지막 장면.(과 엔딩 크레딧의 사운드)




정가영 감독 [내가 어때섷ㅎㅎ]


[조인성을 좋아하세요]에서도 그렇지만, 정가영 감독은 곤궁한 처지에 처한 주인공(감독 자신이 연기하고 있다)의 입장에 따라 스크린관 너머 관객들이 언제 킥킥 웃을지 영리하게 계산할 줄 아는 사람이다. 막판에 드러나는 작은 반전에도, 여전히 상황 이후의 여운으로 휑한 표정을 짓는 주인공. 결국 채워지지 않는 욕망은 [비치온더비치]로 이어지는 듯?




- 세 작품들은 제각각 갓 오픈한 다음 영화의 독립영화관 섹션, 원래 있던 네이버 영화의 인디영화 섹션 등을 통해 볼 수 있었다. 그간 짧은 단위의 독립영화에 대해선 무슨 일인지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곤 언급하지 않고 왔는데, 바보 같은 노릇이었고 오늘부터라도 이렇게 기록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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