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xism : 렉시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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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ngle Out : 184회차 - 골든차일드, 구구단

trex 2018. 2. 12. 09:46

웹진에서 글을 씁니다 / 별점 제도는 이상한 제도죠. [링크]



골든차일드 「너라고 : It’s You」 


울림 엔터 소속 보이그룹의 과제란 인피니트의 성공을 재현하는 것이 아닐지. 심지어 당사자들인 인피니트 본인들에게도 그 점은 고민인 듯하다. 시원한 스윗튠의 신시사이저를 입고 두 번째 미니 음반을 들고나온 신진 골든차일드에게도 이 점은 어느새 어깨에 짊어진 짐이려나. 스윗튠이 한참 때 록 듣던 사람들의 귀를 잠시 솔깃하게 해준 일렉 기타음 대신 강조하는 것은 생기와 풋풋함의 유지다. 러블리즈의 데뷔 시절 뮤직비디오의 배경이 되던 학교 건너 학교 같은 무대에서 남녀공학과 초능력의 판타지를 버무려 제시한다. 넌 내 것이고 널 차지하고 널 지킬거야의 비장함과 다소 부담스러운 태도로 무장했던 인피니트 시절과 반갑게 고별한 후, 익숙한 방식으로 다듬어 내놓은 결과물은 이와 같다. + 여담 : 오마이걸도 그렇고, 한국의 아이돌 기획사들은 스웨디쉬 팝이라는 불멸의 모티브를 제공한 어떤 원형과 대중음악 역사에 대해 보답을 해야 하는 게 아닐까... ★★★



구구단 「The Boots」 


인어공주부터 장화 신은 고양이까지 익숙한 코드들을 빌려오는 방식은 데뷔 반부터 일관되어 있는데, 정작 곡을 뜯어보면 보도자료의 설명과 달리 무슨 이야기인지 갸우뚱할 때가 유독 많았던 팀. (이번 뮤직비디오를 보고 장화 신은 고양이보단 차라리 분홍신 모티브를 더 느낀 듯하다) 부합하는 컨셉이나 맞는 비주얼을 찾아 헤매는 방황의 과정은 여전한데, 설마 이것저것 시도를 해보다 가장 반응이 제일 좋은 쪽을 발견한다면 Mk-II, Mk-III... 이렇게 양산과 새로운 방황을 하겠다는 건 아니시겠지요. 곡은 데뷔 당시의 위축된 태도로 발랄함을 재현하려는 안쓰러운 오기 대신 적절한 박력과 군무로 내외적으로 개선된 모습을 보인다. 물론 이런 변화의 일면에 대해 아무렇게나 ‘걸크러쉬’라고 명명하는 게으름은 여느 기획사의 사정들과 마찬가지인 듯.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