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렉스 trex 2019. 7. 8. 14:07

[아키라]는 [공각기동대], 지브리 라인업, [엔드 오브 에반게리온] 등과 함께 불법으로 구운 CD를 상영회라는 명목으로 1000원씩 받아 학교 영화제에서 재생해주던 타이틀 중 하나였다. 격동의 90년대 중후반. 극장에서조차도 [아키라]가 홍콩 애니메이션(제목은 이른바 [폭풍소년])이라는 거짓 변칙 개봉했던 시절이었다.

온전한 상영 환경으로 - 영상자료원 상영 - 관람한 [아키라]는 이렇게 다시 제대로 보는 것조차가 무색할 정도로 새로운 영화였다. 그 전에도 그 이후에도 없을 무지막지한 파괴를 향한 에너지가 가득하였다. 그리고 그런 파괴욕이 ‘모든 것을 깨끗이 청소하고 소거해야 다시 재생한다는 생명 예찬’이라는 변명까지 배치하는 당당함이 서려있다. 90년대 중후반 도드라진 성우 팬덤이나 소년소녀 허무주의의 기조가 부각되기 전의 투박함이 여전한 작품. 그 안에서 작금엔 보기드문 혼이 서려있어 참으로 기묘하고 놀라운 풍경이었다.

아무것도 모르던 시절엔 와닿지 않았지만, 지금보니 수많은 정보량에 대한 독해와 원작에 대한 이해가 필요한 작품이더라. 가네다에 대한 데츠오의 컴플렉스, 케이의 정체와 배경, 무엇보다 ‘아키라’ 그 자체에 대한 여러 등장인물들의 서사 등의 정보를 모두 이해하기엔 2시간 남짓도 부족했다. 그래도 오토모 카츠히로는 제작위원회까지 만들어 기어코 이 비전을 실현했구나. 참으로 다시는 없을 광경이었다. 그야말로 과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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