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xism : 렉시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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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보고감상정리

[암수살인]

trex 2019. 9. 29. 13:29

제작자 곽경택에게 부산은 우정과 회한의 고장이었던 적이 있었다. 후속편의 잇따른 흥행 실패 덕에 이 가짜 우정 이야기, 폭력 과시 이야기들의 행진곡은 막을 내렸다. 그는 다시 나쁜 범죄들과 그 해결을 더디게 만드는 끈끈한 한국 토양의 지역성으로 부산을 내세우며 작품을 이어간다. 이제 감독이 아닌 제작자의 위치에 선 그는 여전히 김윤석을 캐스팅하여 일견 비슷해 보이는 이야기를 반복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래도 안도하자. 최근 이춘재 사건도 다시금 이런 일들을 새삼 상기시켰지만, 연쇄 범죄자들의 내면을 신비화하며 사건들을 냄새나게 장식하는 노선을 거부한다. 물론 그런 혐의의 기운을 완전히 지우진 못하지만, 그래도 작품이 중점을 두는 것은 나쁜 사람이 언어로 형언하기 힘든 나쁜 일들을 저질렀고 그 내막을 파헤치고 단죄하는 직업 종사자들의 과정 자체의 진심의 초점이다. 이런 성실함과 천착은 [조디악] 등의 작품과도 유사하게 보이지만, 한국 영화의 공기와 지역성이 가진 색채는 투박한 맛을 숨기기 힘들고 오히려 그것이 [암수살인]을 기억하게 만든다.

- 넷플릭스로 시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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