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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보고감상정리

[살인자의 기억법]

trex 2019. 10. 9. 18:48

김영하의 원작은 [퀴즈쇼]를 통해 얻은 진한 작가에 대한 불신을 종식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로 기억한다. 알츠하이머로 인해 정황과 사건의 진실과 허위의 경계가 혼미하게 자리할 때, 그것은 내게 세계관을 조성하면서 확신할 수 없는 작가라는 직업군에 대한 다른 형식의 비유 같아 보이기도 했다. 아무튼 잘 읽히고 좋은 작품이었다. 그렇다면 이 작품의 영화화는? 설경구의 호연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역시나 90여분을 상회해야 한다는 시간상의 부담으로 인해 부차적인 이야기와 설명이 붙고 그게 만족을 주기는 어려웠다. 그렇게 붙은 이야기의 정당함이나 영화 매체만의 또 다른 서술 방식, 연출의 묘가 살아있기보다는 그저 부차적으로만 보였다. "내 피 이어받은 아이가 아니라니. 이런 불륜의 혐오스러운 결과여. 아 운명이여."으로 시작해 "난 여전히 네가 나의 딸이라고 생각한단다."라는 시작부터 매듭까지 구리기 그지없는 전제로 뭉친 서사라니. 왜 이렇게 흉물스러운 이야기로 흘렀는지는 알 수 없는 노릇이다. [메멘토] 비슷하다는 가벼운 감상조차도 건지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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