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렉스 trex 2019. 12. 5. 23:03

감독의 전작 [메리 크리스마스 미스터 모]로 인한 미적지근함 덕에 신작을 신용하지 못했던 탓이 컸다. 눈이 한없이 내린 흔적이 남은 일본의 로케 현장에서 맑은 눈과 흐린 의구심을 동시에 가졌다. 그 현장에서 벌어지는 극 중의 일들과 어른을 속인 채 동행길 핑계를 대며 일을 꾸미는 두 젊은 남녀 아이들의 캐릭터를 다소 불신했다. 기본적인 서사는 알고 있지만, 내가 좋아할 수 없는 극의 디테일이라고 생각했다. 고양이가 너무 말쑥하게 연기를 잘하고, 선한 사람들 몇몇이 좋은 기운을 전해주는 극의 진행 속에서 나는 피곤하게 작품을 의심해야 했다. 배경 속 일본의 고장엔 눈이 차곡차곡 쌓이는데 말이지. 그런데 그 순간이 극 중에 벌어지고, 극 선 해 보이던 사람들이 감당해야 했던 삶 속의 에너지와 버거운 가운데서도 지키다가-사라지다-꺼지지 않은 채 불붙다가 한 그 마음의 여정이 설득이 될 수밖에 없었다. 에필로그로 향해 가던 남은 설명과 지금 인생의 남은 부분과 진행이 굉장히 구체적인 언어와 감정이었고, 거짓말하는 작품이 아니라는 믿음이 갔다. 공허하지 않고 남은 작품이었다. 잘 봤습니다.

+ 감독 GV 발췌 중 유재명 캐릭터에게 결코 마음이 안 가더라는 대목에서 작은 마음의 박수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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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솔빛 2019.12.06 11:10  Addr  Edit/Del  Reply

    아. 전 엄청 부정적이게 준이 죽었다고 생각하고 ;;;; gv 내용 검색 좀 해봐야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