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xism : 렉시즘
Single Out 291, 292회 - 헬리온, 동양고주파, 김세정 본문
웹진에서 글을 씁니다 / 별점은 이상한 제도죠 (링크 : http://musicy.kr/?c=zine&s=1&cidx=16&gp=1&ob=idx&gbn=viewok&ix=7053 / http://musicy.kr/?c=zine&s=1&cidx=16&gp=1&ob=idx&gbn=viewok&ix=706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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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리온 「Brother」
「painkiller」(1990) 커버를 위시하여 밴드명이 「the hellion」(1982)에서 아무래도 따온 것 같다고 생각이 닿으면, 영락없는 Metal God(Judas Priest)의 계승자처럼 근사하게 보이기 시작한다. 2020년의 한국에서 메탈 중흥을 선언하는 것은 시대착오로 보이기에 십상이고, 심지어 누군가는 비웃을지도 모를 일이다. 근 10여 년간 정규반 없이 대전 씬에서 묵묵히 활동한 결과물을 이렇게 내놓다는 것은 좋아하는 장르, 잘하는 장르에 대한 일관된 충성의 증거일 것이다. 작금에 들어 헤비메탈의 재현이 어떤 경우엔 레트로나 키치의 흥취가 묻는 경우가 있는데, 곡의 수미쌍관을 장식하는 어쿠스틱한 서정적 장치나 샤우트 한 창법 등의 서사가 진심이다. 비단 본작 뿐만 아니라 EP 전체가 충실하다. 유행 일변도나 장르 변화에 대한 촉각을 발휘하는 방향보다 적통임을 증명하는 방향의 결과물들. ★★★
동양고주파 「Creature」
『틈』(2018)을 시작으로 『곡면』(2019)으로 이어진 이력은 첫인상의 의구심을 최근의 신뢰로 뒤바꾸게 한, 짧지만 인상적인 과정이었다. 이젠 싱글이지만 20여 분을 상회하는 장관이자 그 자체가 뚜렷한 볼드체의 선 긋기다. 청명하고 촘촘하게 자신의 경보를 걷던 양금과 이와 대비되는 별도의 약진을 하던 베이스와 타악기는 전반부엔 포스트록 같이 진행하다, 중반엔 셋이 조화롭게 선명한 유기성을 들려준다. 이때부터 들려주는 치밀한 구성은 강철 사운드만 없다뿐이지 가히 80년대 중후반의 스래쉬 메탈 대작들의 서사를 빌려 쓴 듯한 광경이다. 곡이 가진 주제 의식과 별개로 밴드는 마치 ‘크로스오버라는 흔해진 규정으로 국한한 표현 영역 이상’을 목표로 한 듯한 서사로 확장한다. 가히 프로그레시브의 영역이 되고, 후반부엔 몇 번의 국면 전환과 반전을 경험케하니 그제야 이야기를 마무리 짓는다. 자칫 과욕으로 비칠 수 있을 부분을 위험이라고 움츠러들지 않고, 갈 수 있는 곳까지 탐색해 본 용기 있는 곡. ★★★★
세정 「Skyline」
구구단의 휴지기에 자연스럽게 나온 음악인의 작품이다. 그룹 활동이 한 주력 멤버의 이미지를 역전시킬 정도의 반향을 일으켰다면, 발매의 방향성은 달랐을지도 모를 일이나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 싱글 타이틀로 발표된 곡보다 반응의 온도가 더 높다는 이 팝 록 넘버는 이 음악인의 캐릭터성을 훼손시키지 않는 안전한 구성을 가지고 있다. ‘꽃길’로 대변되는 가족과 개인에 결부한 서사에 이어, 이젠 ‘스카이라인’으로 일컬어지는 “나만의 시간엔 어떤 미래도”로 표현하는 자신의 문제로 발길을 옮긴다. 여기에 맞춘, (그러나 다소 작위적으로 들리는) 후반부의 화려한 코러스 합창이라는 감동적인 장치도 따라붙는다. 윤하와 태연 등으로 대표되는 젊은 주류 보컬의 계열과 장르에도 맞닿아 있고, 플로우블로우의 말끔한 조력도 뚜렷하다. 새삼 아이돌 팝이 가진 긍정의 전파력이 가진 효능을 다시금 끄덕이는 기회도 되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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