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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거 킹 : 무법지대]

trex 2020. 4. 11. 13:27

등장인물 각자가 각기 자신의 영역에서 무엇을 했고 어떤 입장을 취하고 있는지가 다큐가 진행될수록 무의미해진다. 왜냐면 서로가 서로에게 최악의 존재들이고, 서로를 겨누고 사태는 이들이 얽혔다는 이유로 최악으로 치닫고, 이 재난의 근원은 각자의 존재 자체이기 때문이다.

헤테로지만 금전적 보상과 제공되는 약물 덕에 다처제 형태로 게이 섹슈얼인 척하는 남자들, 맹수에게 물려 팔을 절단하지만 고용주에게 신뢰를 버리지 않는 사람, 최저 임금 또는 무임금 조건으로 근로하면서 월마트에서 쏟아내는 폐기 직전의 햄과 고기를 지급받으며 연명하는 사람들, 구타를 가하는 남자들, 구타를 감수하는 배우자와 연인들, 동물원 환경 개선과 동물 처우를 말하면서 국회 출두할 때마다 대형 고양잇과 동물무늬를 매번 착용하는 소셜 인기인, 기본적인 도덕관부터 재고가 필요한 전과자들, 그리고 이 체험형 동물원 시장 뒤편에서 자행되고 있는 불법 동물 유통과 판매, 무엇보다 동물 사체 유기까지 이르면 정상적인 것이 없다.

인도 신비주의에 입각한 구루에 대한 맹목적 충성, 약물중독에 의한 자살, 극단적인 관종에 의거한 소셜네트워크 인기 경쟁과 구체적인 적대감에 기인한 청부 살해 의뢰(!), 그리고 돈의 내음을 맡고 온 자본과 그로 인한 자연스러운 반목과 갈등, 법정에 올려진 수많은 구설과 의문의 사건들... 가히 미국적 병리 선물세트다. 어디 미국 사회만의 문제겠다 싶지만 참으로 선정적이고 휘황한 이 풍경에 미국만큼 걸맞은 곳은 또 없는 듯하다. 그리고 해결된 것은 거의 없다. 앞으로 누가 또 법정에 오를지도 모를 일이고, 이들 사이의 반목은 어떤 구도로 바뀔지 모를 일이다.

문제는 이들 사이에서의 희생양은 벌이과 구경거리로 여전히 유통되고 번식할 대형동물이라는 점. [행오버]에서의 마이크 타이슨이 데리고 다닌 애완용 호랑이가 떠오른다. ‪과시적 마초 옆의 자신의 지배력과 입지의 상징으로 전시의 역할을 담당하는 대형 고양잇과 동물들...‬ 과하게 부어오른 자아를 가진 관종 엔터테이너가 컨츄리 음반을 출반 하고, 대선과 주지사 선거에 출전하고 돈을 바닥에 뿌린 이력과 앞날의 일들에 죄 없는 지구의 생명체는 꾸준하게 희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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