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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보고감상정리

[스콧 필그림]

trex 2020. 6. 13. 20:36

유니버설 스튜디오를 도트 CG로 처리한 도입부와 <젤다>에 대한 사랑을 언급하는 등장인물, 등장인물의 등장과 퇴장을 코인 획득으로 처리한 것 등에서 게임 세대에 대한 애정을 바깥으로 표출한다. ([스콧 필그림 원작 자체가 벨트 스크롤형 액션 게임으로 주요 플랫폼 타이틀로 발매되기도 했다.) 그보다 사랑스러운 대목은 류와 켄이 등장하는 격투 게임의 외양을 따라한 것보다 안나 켄드릭, 메리 엘리자베스 윈스타드, 키에란 컬킨, 크리스 에반스, 브리 라슨, 앨리슨 필 등 출연진들의 면면이다. 브리 라슨은 지금과 과거를 비교하면 목소리 톤이 달라졌고, 크리스 에반스는 당시의 학교 체육부 캐릭터에 비하면 [나이브스 아웃]은 거의 배우 선언 수준의 환골탈태가 되었다. 무엇보다 에드가 라이트 자신이 당시엔 본작으론 차가운 반응을 얻었지만, 지금은 [베이비 드라이버]로 체질과 성향에 맞는 성취를 얻었으니 만사 오케이인 듯. 작품엔 시종일관 펑크 사운드가 흐르고, 달라붙다 떨어졌다 좌충우돌하는 연애사의 청춘시대를 바라보는 웃음이 길들어 있다. 과거를 묻고 따지는 꼬장꼬장한 훈장질엔 팍팍함과 '애인없음' 외엔 미래는 없을 것이다.

+ 생각해보니 당시 흥행 부진이 자연히 이해된다. 'Infinite sadness' 챕터에 zero 티셔츠 입은 스콧의 모습이 안과 밖이 통일된 스매싱 펌킨스 오마쥬인데, 일반 관객 중 그걸 누가 다 알아보고 환호하겠어. 원작 팬들이야 작품 곳곳에 삽입되어 있는 원작자의 일러스트 정도는 반가웠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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