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렉스 trex 2020. 10. 29. 19:17

드라마와 웹툰 판 [미생] 생각이 많이 났다. 해외 진출과 국내 영업의 전장에서 생환의 비명을 지르는 남자 임직원들의 세상 한 코너에서, "재무와 회계를 배워두라"라고 안영이 사원에게 말하는 김선주 재무부장을 떠올렸다. 어쩌면 [삼신 그룹...]의 95년 시점엔 김선주 재무부장은 영화 속 3인조의 동기였을 수도 있겠다. 남자들이 조성하고, 과거와 현재도 주도하는 기업 세상 속 여성 임직원에 대한 이야기인 줄 알았는데 한편으론 서사가 진행하면서 [또 하나의 가족]을 연상케 했다.

안 그래도 관람 시점은 삼성 회장의 타계 보도로 뉴스란이 바빴던 시점. 여기에 경북 구미 출신자였던 내게 남아있던 학창 시절의 두산 OB-페놀 사태의 기억까지 겹치니 감상은 살짝 복잡한 감정을 선사했다.

그런데 간만에 대중적 쾌작이 나온 듯하다. 감독의 전작 중 하나는 [전국노래자랑]이었는데, 이 전작 영화의 특정상 다수 인물의 제각각 드라마를 오가던 패턴이 뚜렷했을 텐데 이건 감독만 장기가 된 듯. 본작 주요 인물 3인조의 뚜렷한 캐릭터 차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무게와 비중의 안배가 좋았다. 묻힐 수 있었던 파트에 대한 소홀한 처리보다 살려두고 진행하는 서브플롯의 흔적이 굉장히 뚜렷했다. 제작 전 준비하고 공부했을 부분이 많았을 거란 상상이 되었고, 버리는 대목의 취사선택 보단 가급적 살려서 실어서 끝을 보는 선택과 집중이 강점이었다.

물론 이야기의 마무리에 어쩔 수 없이 계도적인 부분이 도드라질 수밖에 없었겠으나, 이걸 겸허하고 얌전한 톤으로 신사(?) 다운 어조로 설득할 수 있었을까? 현대사가 꾸준히 짓누르고 입을 다물게 한 부분에 대해 발언하고 항의하는 캐릭터성을 어떻게 차분한 톤으로 다룰 수 있을까? 작품이 택한 직접적인 화법이 간지러운 대목도 있었지만, 설득력은 충분했고 필요했다고 본다. 물론 등장한 3인조는 YS 시대의 IMF로 조직 안에서 두드려 맞고, 넥스트의 <우리가 만든 세상을 보라> BMG 속에서 쓰러 지겠지만, 적어도 작품 속 시점에서는 열심히 이겨낼 사람들로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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