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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보고감상정리

[론 사바이버]

trex 2020. 10. 18. 11:13

애사심과 프로젝트에 대한 고취를 심고자 사내 교양 영화로 [액트 오브 밸러]를 직원에게 시청하라고 한 회사 대표가 있었다. 회사 임금 지연으로 목표치의 애사심은 전혀 고양시키지 못했지만. 

[액트 오브 밸러]와 더불어 [론 사바이버]는 미국 영화계가 자국 군과 친밀한 관계를 가지면 어떻게 고증과 병기 지원을 받을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여실한 자료 중 하나다. 마이클 베이 역시 군에게 간간히 러브콜을 보내는 양반인데, 그 덕분에 [진주만]의 대형 함선 시사회로 프로모션을 했고 [트랜스포머] 1편 등의 시리즈가 그토록 화력의 소음 난리통이었던 성취(?)를 보여준 적도 있었다.

[론 서바이버]가 묵직하게 내세우는 프로모션 포인트는 이것이 엄중하고 숭고한 실화 기반이라는 것인데, 이를 증명하듯 작품은 내내 허리가 부서지고 머리에 찰과상 정도는 수시로 묘사하는 신체적 고통을 충실히 재현한다. 모든 기술적 공과 정성은 이 고통 자체에 집중했구나 감탄이 날 정도로 차라리 고어하기 까지 보인다. 그 정성은 멜 깁슨이 작금에 만든 실화 기반 역사 고어물 수준이 부끄럽지 않다. 

이토록 진한 고통을 묘사하는 바탕은 바로 현대전의 역사와 최근 미국 정세가 낳은 병사들의 희생이 결코 외면할 것이 아닌, 숭고함과 존경의 수준이라는 것. <가짜 사나이> 시즌 1 이후 두각을 듼 교관 출신 유튜버들이 이 작품을 중심으로 리뷰를 한 것 역시 이와 무관해 보이지 않는다. 평화의 기반 뒤엔 언제나 현장 사람들의 숙련된 훈련도와 희생정신이 있다는 그 논조.

예상하겠지만 이 숭고담 안엔 불가피하게 타자에 대한 공포 - [블랙 호크 다운]을 보신 부들은 더 쉽게 짐작이 가실 듯 - 와 시선이 반영되어 있다. 염소와 '영어 소통의 어려움'으로 대변되는 묘사엔 어쩔 수 없이 따라오는 혐오와 무지를 기반으로 한 공포가 반영되어 잇다. 알 카에다로 대변되는 미국 현대 정세의 공포를 풀어가는 해법은 실상 [론 사바이버]도, [제로 다크 서티] 등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을 듯하다. 일단 감독은 현실 고난은 기본으로, 덤으로는 장르 영화상 '밀어붙이기'의 쾌감에의 유혹을 미쳐 버리진 못하는 사정을 드러낸다. 엔딩 크레디트의 웅장한 공기는 수습하려 애를 쓰지만, 어쨌거나 타국가 국민 시청자로서는 쉽게 정리되지 않는 감정의 문제가 생긴다.

한편 감독 피터 버그는 역시나 군 관련 작품 필모를 가지고 잇는데, 공교롭게 그건 [배틀쉽]. 해상전 테마를 군의 지원과 [인디펜던스 데이]적 구조로 진행하는 작품인데, 그냥 바보 작품... 한편 피터 버그는 현재 아메리칸 무비의 준작 [로스트 인 더스트]의 제작자 중 하나였다. 그래서 [론 서바이버]의 벤 포스터 역시 출연하기도 하는데, 우연히 두 작품 안에서의 이 배우는 미국적 참상의 대변인 같은 얼굴이 되었다.

+ 에릭 바나는 왜 군 조직 친화적 마스크와 골조를 가지고 있는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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