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xism : 렉시즘
[아케인] 본문
점심시간 직장 내 월급 루팡들의 단골 민속 윷놀이 었던 [스타크래프트(1)]의 존재감을 요새 대체하는 것은 역시나 라이엇 게임즈의 [리그 오브 레전드]가 아닐까 싶다. 나의 시야에선 이 작품에 대한 인지가 고작 부모님의 생환을 묻는 대화방 에티켓 정도의 이미지였는데, 최근 [아케인]으로 인해 확연히 비뀌었다. 그렇다고 부랴부랴 게이밍 노트북 요즘 구매할만한 합리적 가격대를 알아본다 정도는 아니고, 해당 게임에 대한 인식이 달라질 정도로 다시 주목하게 되었다. [아케인]의 배급을 맡은 넷플릭스는 아시겠지만, [리그 오브 레전드]의 시장 진입 다큐 한 두 개를 보여주는 것도 그렇고, 이 플랫폼 자체가 게임계를 보는 시각 자체가 나름 개방적이었다. 이런 그들이 현재의 인기몰이와 함께 선사한 [아케인]은 전후 사정 떠나서 작품자체의 성취도가 제법 놀랍다.
일전에 픽사 다큐를 보며 3D 디지털 애니도 기존 영화 같이 조명과 카메라 등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았는데, 언뜻 2D 셀 애니메이션의 외형을 가진 [아케인]의 작화와 연출은 한화 하나하나가 인상적이고 흡족했다. 기본 작화와 이를 따르는 스토리보드에 기인한 액션과 이펙트들은 일사분란한 완성을 보였다. 역시나 흡입력의 전제는 이야기 자체가 중요하겠지. 가히 이런 비유를 하자면, 난 이 작품에서 캐릭터 빌딩 이상은 물론 월드 빌딩의 어떤 경지를 느꺘다. 태초(?)에 [스타워즈]를 만든 세계관의 배경과 서사의 창작자들, 또는 [듄]의 세상을 만든 영화계 역사 상의 결과물에 못지않은 정성을 [아케인]에서 느꼈다면 심한 무리수일까.
[기생충] 이전 이후부터 인류를 따라온 문제적 테마인 빈부와 계급 차이의 서사, 마법 공학과 원동기 기술이 공존하는 스팀 펑크 기반의 세계, 고리타분한 원로회의 존재와 개혁을 도모하지만 매번 좌절하는 젊은 등장인물들, 무엇보다 어린 시절의 유대가 성장 후 변질된 두 자매의 선명한 대립 구도는 시즌 1는 물론 2까지를 집중케 하는 동인이다. 짐작하겠지만 이제 이 이야기는 하나의 이야기를 넘어 한 제작사를 명운을 건 희망찬 선언으로도 보일 정도다.
라이엇 게임즈는 팝/락을 비롯 K-팝에까지 확장된 음원 시장의 강자도 자처했고, 중화권을 중심으로 캐릭터와 리그 비지니스 등에 강자였던 곳이다. 그간 시네마틱 트레일러의 완성도로 높은 지지를 받아온 절대 강자의 이미지였던 액티비전 브리자드의 입지는 이젠 아는 이들은 다 알 수준의 선명한 하락세이다. 이같은 때 [아케인]의 성취와 더불어 다양한 플랫폼을 기반으로 다양한 장르물의 공세를 진행 중인 라이엇의 야심은 아주 가시적이다. 그냥 캐릭터 장사로 보였던 과거에서 이젠 이 웅장한 행보를 통해 닿을 새로운 장은 어떨지 솔직히 궁금할 수밖에 없게 된 마당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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