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xism : 렉시즘
[트럼보] 본문
흥미가 생겨, 일전에 적은 맹키비츠의 생(1897.11.7 ~ 1953.3.5)과 이 작품의 주인공 돌턴 트럼보의 생(1905.12.9 ~ 1976.9.10) 서로의 생이 겹치면서도, 트럼보 쪽이 뒷 세대 사람이구나. 아하. 2차 세계 대전 이후 승전국으로의 도취감에 빠졌던 미국은 대공황이라는 환란으로 자신들의 역사에 멍 자국을 새기는 것으로 후유증 환자로 성장해 갔구나... 트럼보 역시 영화 산업과 작가로서의 재능을 등에 업고 입지전적인 이력을 밟으며 시장에 영향을 끼쳤으리라 본다. 극의 주된 서사는 이 과정에서 우리가 흔히들 매카시즘으로 불리는 '공산주의 사냥'의 과정에서 우리의 주인공 역시 이 낫질을 피하기 힘들었다는 대목에 주목한다.
[브레이킹 배드]를 통해 연기 잘하는 사람이란 존재감을 부각했던 브라이언 크래스톤이 주연을, 마이안 레인이 그의 헌신적인 부인 역을, 그에게 뾰족한 손톱과 송곳니를 내세우는 인물로 헬렌 미렌이 출연하는 작품이다. 어수선한 시대와 한때의 동료이자 친구였던 이들이 '배신자'라는 낙인으로 서로를 상처 주던 시국이었던 때라 이를 마이클 스톨바그 등의 배우들이 조력과 뒤통수를 오가는 역할을 맡았다. 황색 서사와 돈이 될 작품만 주문한 영화 제작자 역할로 준 굿맨이 예의 그 괄괄한 캐릭터를 재현하기도 한다.
그래도 한 때는 [로마의 휴일] 등의 센스 있는 작품들을 적었던, 트럼보에겐 '공산주의 동조 쪽의 작가에겐 밥그릇 거리도 허락치 않던 시기였기에 당장의 입에 풀칠할 적을 거리는 중했던 모양이다. 타자 치는 트럼보, 욕조에서도 받침대를 두고 타자 치던 트럼보의 모습에선 글을 쓰고 싶어 하고 다다다 세상 밖에 수많은 이야기를 발산하던 '글 쓰는 직업인'으로서의 자아가 조금이라도 보는 이의 입장에서 닿는 게 있더라. 무엇보다 다행인 건 이 실화 작품의 결말이 어쨌거나 승리의 해피엔딩이었단 점이다. 안도의 한 숨... 불행하지 않은 휴머니즘 드라마는 안심을 준다.
+ [맹크]에 아만다 사이프리드가 있다면, [트럼보]엔 엘르 패닝이 있다고 할까? 담배와 술에 빠진 중년 남자들의 실화 안에서 배경이 아닌, 또렷한 자아를 지닌 인물들이 당연히 생명과 고집을 발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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