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xism : 렉시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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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보고감상정리

[매트릭스 리저렉션]

trex 2022. 2. 26. 08:25

18년 만이라고 한다. 감독 리나 워쇼스키도 이 사실을 인지하고 있다는 화답처럼 극의 초반부터 여러 명분을 이야기한다. 매트릭스가 게임상을 수상한 인기 온라인 게임이었고, 우리의 토마스 '안덕삼' 선생은 게임 디자이너이자 제작을 한 사람으로서 여전히 다락방 한 구석 같은 영역에서 일상의 틈새를 마련하고 있었다고. 그의 정신 상담을 담당하는 의사는 실은 아키텍처의 젊은 후임자이고, 토마스의 여정엔 여전히 검은 고양이가 존재하고, 그를 조력하는 젊은 보랏빛 여성은 신체에 그 흔해빠진 - 앨리스의 모험을 상징하는 - 토끼 타투를 새기고 있다. 탄생 이후 수많은 인문학도와 철학 담론자들의 아는 척과 문장력을 자극해 왔던 그 원본의 속편이 이렇게 복귀했다. 

릴리 워쇼스키는 참여를 하지 않았지만, 리나 워쇼스키는 기존 3부작으로 쌓아온 익숙한 기억을 건드리고 소환한다. 필요에 따라선 모피어스의 이름이 붙은 젊은 배우가 등장하고, 편집된 3부작의 장면들이 휙휙 삽입된다. 여전히 통탄을 아끼지 않는 액션과 무술은 익숙한 대화법이다. 뒹굴뒹굴 구르는 차량과 추격자들을 유린하는 바이크도 건재하다. 토마스와 관객들을 불편하게 만드는 화법은 프랑스식 영어, 후주에서 온 발성이다. 어쨌거나 다시 왔다면 반가웠을 휴고 위빙의 스미스 요원은 다른 배우의 몫이었지만, 영화가 중반에 이르면 그대쯤에 우리는 익숙해진다.

인간은 기계들의 세력 중 일부 변절자들과도 친교를 맺고 있고, [레볼루션] 당시의 3부작의 결론이 완벽한 엔딩을 아니었음을 인정해야함을 깨닫게 한다. [애니 매트릭스]까지 당시에 시청한 팬덤이라면 [리저렉션]을 보는 입장에서 어쨌거나 다소 심난할 수도? 시온이 아닌 인간의 영역에선 지켜야 할 새로운 영토가 생겼고, 절대자 내오는 트리니티를 다시 찾아 그를 데리고 새로운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 매트릭스 프랜차이즈 자신이 최근까지도 차세대기 게임 타이틀 등과 근친을 맺었듯, 이 미션 수행-클리어의 명제는 여전하다.

트랜스젠더 등 LGBT라는 성정체성은 워쇼스키 자매에게 중요한 명제였고, 이를 보여주듯 캐스팅과 스태프 고용에 여러 면이 반영되었다고 한다. 개인적으로 워쇼스키 자매의 [스피드 레이서], [클라우드 아틀라스]의 성취엔 제법 긍정적이었는데, 실상 [주피터 어센딩]의 명백한 실패엔 그들의 하락을 보여줬던 모양이고 [리저렉션]은 어떻게 보면 필연이 되었다. 그래도 기죽지 않은 리나 워쇼스키의 화법을 빌려온 듯한 트리니티의 캐릭터는 인상적이다.

"날 티파니라고 부르지 마! 지긋지긋해!"라고 일갈하는 여성 캐릭터 타입에 대한 거부는 물론, 이번 새 시리즈의 네오가 기존 3부작의 남성이 아니라는 명제까지 여러 면에서 뚜렷한 의도가 보이는 작품이었다. 팬덤이라고 불리는 기존의 아이들에겐 그것마저도 불만이겠지만, 본작 자체가 그런 고착화된 목소리에 대해 피곤하다고 불편함을 드러낸 작품이니까.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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