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xism : 렉시즘
[킹스맨 : 퍼스트 에이전트] 본문
[퍼스트 에이전트]는 지난 작품 [골든 서클]에서 긴장감 풀고 자기가 하고픈 것 아무거나 해놓고 휘청거렸던 감독 매튜 본의 절치부심이 느껴진다. 유니버스 조성 및 프리퀄 서사를 만드는 세계관 확장의 욕망이 자연스러운 요즘, 그에 편승하는 퍼스트 에이전트의 흐름은 실상 자연스럽긴 하다. 그래도 가슴 아프게 실감한다. 우리에게 익숙한 즐거움은 어쨌거나 젊은 에그시, 관록의 해리가 듀오로 만드는 이야기였음을. 그 위치에 부자의 관계로 대체하는 서사, 1차 세계 대전을 뿌리로 영국이 만든 첩보 에이전시의 탄생담은 아주 자연스럽게 주입되진 않는다.
목을 동강낸 사체가 뒹굴거리는 짓궂은 인명 경시는 매튜 본의 [킥 애스]에서 봤던 것이지만. 그걸 연타로 시각적 테러를 당할 이유는 없어 보이고, 그가 이미 [엑스맨 : 퍼스트 클래스]를 통해 냉전 시대를 그리며, 기존의 역사를 인용하는 기법도 낯설진 않은데, 솔직히 말해 매튜 본이 1차 대전을 회고하고 기록하는 진지한 접근은 아무튼 낯설긴 하다. 스필버그의 [워호스], 샘 멘데스의 수작 [1917]의 성취에 그도 합류하고 싶단 의욕은 분명했으나 적십자의 휴머니즘과 진짜 기사도에 입각한 킹스맨 탄생의 기원은 결과적으로 매끄럽진 않다.
라스푸틴. 마타하리 등 서구 현대사의 옐로 저널리즘의 아이콘들이 제각각의 영역에서 배치되고 때론 그들이 댄스에 가까운 몸짓으로 칼을 휘두르고 하나둘 살해를 하거나 - 반대로 죽거나... - 등장과 퇴장을 반복할 때, 시청하는 입장에서 순수한 재미를 느끼기엔 다소 무리가 있다. 현재의 3부작 서사로서의 킹스맨을 높은 감흥으로 종합해 각인하기엔 좋은 점수는 주지 못할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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