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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 스트레인지 : 대혼돈의 멀티버스]

trex 2022. 5. 14. 11:38

소니 픽처스의 토비 맥과이어 스파이더맨 3부작을 통해 할리우드 산 히어로의 역사에서 전기를 마련했던 샘 레이미는 청년 시절 온갖 심술과 재기를 발산하며 [이블 데드] 3부작의 호러 오락물을 만들었고...라는 언급을 굳이 라떼 애호가인 공인중개사 아저씨 같은 어투로 굳이 말할 필요가 있을까. 그래야 시체를 묻은 땅에서 썩은 팔을 세우며 등장하는, 좀비 닥터에 대한 설득력을 조금이나마 보태며 언급할 수 있겠지. 요즘 같은 좀비 포스트 아포칼립스 시대에 유난히 고색창연한 이런 톤의 장면들은 어떤 의미에선 반갑다. 더불어 베토벤의 [비창]이 BGM을 입고 휘청이는 음표의 CG와 어우러질 때의 기묘한 감각이란 확실히 루스 형제 시대의 MCU라면 웬만해선 쓰지 않았을 장치이긴 하다. 데미갓과 인간의 하이퍼 테크놀로지가 공존하는 MCU의 설정에서 '마녀'라는 인물 배치를 이용한 [완다비전]의 한 축이 마법사(소서리스)라는 설정을 태연히 받아들인 닥터의 사가에선 이 그렇구나 하며 받아들여야 할 것이기도 하고... 게다가 무슨 혼란도 용인하는 '멀티버스'라는 뻔뻔한 전제에선 판데믹 시국의 소강 기류의 극장에선 그저 오락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다른 차원에서 온 거대한 문어의 안구를 통째로 찌르고 터트리는 것 정도는 유머의 비주얼이다. 쿠키엔 시간선의 빌런 도르마르의 조카인가 딸로 출현하는 '역시나' 유명 배우의 등장이 속편에 대한 기대감 몫을 하고, 설정놀이 취향의 포로인 우리들은 올해 여름 [토르]의 마지작 챕터가 무사히 개봉하기를 기원해야 하고, 왜 크리스 프랫이 우주 배경이든 백악기 고생물학 오락물 등에 계속 여기저기 분간 없이 등장하는지 등에 대해 투덜투덜 불만을 품어야 한다. 뭐 어쨌거나 다층적 시간선에 다양하게 등장하는 닥터의 모습들은 좋았지만 - 어쨌거나 목소리는 참 좋잖아요... - 역시나 한 가지 명백한 불만은 하나, 왜 모성이 가지고 있는 캐릭터성에 악마성과 희생을 뻔한 양면성으로 대비하는 것인지. 나 같은 경우는 일찍이 [하우스 오브 엠] 같은 마블산 코믹스를 통해 향후 완다와 가족들을 통한 히어로 월드의 참상과 떡밥이 뭔지도 알고 있으나, 아이고 내 새끼들과 나(우리)를 괴롭히는 것에 대해 저주-를 퍼붓는 캐릭터 묘사가 어쨌거나 매끄럽게 보이지 않았고, 온당한 대접으로 보이지 않았다. 여러 고민과 설계의 정성이 있었겠으나 블랙 위도우에 이어 이번에도 설정에 누수를 노출한 예시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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