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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보고감상정리

[자산어보]

trex 2022. 5. 30. 09:16

정조 역으로 등장하는 정진영 배우를 보니 그가 연산으로 나왔던 [왕의 남자]가 떠올랐다. 이 씨 조선들의 외모는 이런 부계 유전인 모양이다. 물론 이는 이준익 감독 연출의 인연 덕이겠지. 그는 이 작품으로 정약용, 정약전, 정약종 실학 3형제를 설계하기에 이르렀다. 류승룡 배우와 설경구를 형제로 엮었으니 목소리 좋은 실학 형제의 탄생이라 하겠다. 정약전의 [자산어보]는 이미 KBS 등의 공중파에서 백종원 같은 양반을 출연시켜 유독 사랑했던 목록이기도 했다.

요즘 같은 시대, 워낙 먹는다는 행위를 중히 여긴 탓이 있으리라 본다. 건강과 산해진미, 여기에 먹방의 유행까지 생각하면 일찌기 먹고 살기의 관점을 새삼 상기시킨 자산어보의 존재감은 나름 특기할만하다. 이준익은 정약전의 이 저서에 대한 영화를 찍으면서 설경구를 위한 앙상블로 변요한을 짝 저어준다. 설경구가 [불한당 : 나쁜 놈들의 세상]로 워낙 인상적인 반향을 얻은 덕이리라. 물론 조선을 무대로 한 본작에서 BL 앙상블이 생길리는 만무할 것이고, 극의 주된 갈등의 골조는 중세 조선의 질식할 사회적 장벽으로 수북한 잠재력이 갇힌 상태의 젊은 창대와 귀양살이로 문장과 창장력을 억누른 상태의 늙은 정약전의 대비다. 

창대는 약전이 성리학의 나라에서 천주교를 믿는 신도라는 점에서 위험한 사학이라 경계하고, 약전은 성리학의 기본적인 한계를 인식하고 있기에 창대의 꿈을 그저 팽창하라고만은 할 수 없는 입장이다. 한편으론 가진거 없는 이를  힘들게 하는 세상의 구조를 사람에게 이롭게 하자는 실학의 입장은 올 굳은 것이고, 이는 흑산의 자연과 생물을 다룬 자산어보의 기술로 이어진 듯하다. 약전은 이 저서가 홀로 이뤄진 것이 아니라 그저 '상놈'으로 치부되어 살아온 생활인 창대의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입장을 강조한다. 한국, 여기에 조선이라는 중세사회로선 특기할만한 이 저작의 역사가 감독 이준익으로선 눈에 들어온 모양이다.

본래 연극 [이이 : 왕의 남자]를 영화화했던 이준익 필모그래피 상에서 이런 맥락은 한편 자연스러워 보인다. [박열], [동주] 등의 작품에서 그가 역사 속 인물에 대해 특징이 있는 언급을 했던 것도 그렇고... 이번엔 흑백 화면 속 파도를 담은 카메라에 눈이 가더라. 여기에 이정은, 조우진, 김우성, 동방우(a.k.a. 명계남) 배우들의 가세가 좋은 보탬을 주더라. 다만 이정은 내우의 가거댁 캐릭터는 자칫 가볍게 처리한 게 아닌가 하는 우려도 동시에.

+ 돗돔은 정말 큼지막한 생선이구나! 구글로 서치하니 심해어라는데 창대는 그걸 어떻게 잡았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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