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xism : 렉시즘
[스타워즈 : 비전스] 본문
디즈니 플러스를 등에 걸친 갑주 삼은 루카스 필름의 공세는 지금까지의 [만달로리안], [북 오브 보바 펫] 등은 물론 앞으로도 예정되어 있는 [오비완 케노비]. [아소카], [안도르]로 이어질 모양이고, 팬층의 지갑을 안정적으로 놔두진 않겠다는 당당한 엄포로 보인다. [- 비전스]는 포스의 안녕을 기원하는 이런 시청자를 위한 시리즈 작품이며, 특징적으로 일본 애니메이터들이 제작한 작품 목록을 확인할 수 있다. 첫 번째 작품 '결투'부터 구로사와 아키라 시대의 흑백 영상물을 연상케 하는 면이 있어, 이미 [만달로리안]을 통해 스타워즈 클래식 분위기와 웨스턴 취향의 결합을 봤던 이들에게 낯설지 않은 방식일 것이다.
일본 검객류의 코드인 스승과 제자의 관계, 곤란한 처지가 된 힘없는 서민과 그들을 위협하는 무리의 등장(과 자연스러운 구원의 존재)을 통해 스타워즈의 오래된 라이트 포스 vs 다크 포스의 구도를 넣는 것은 어쨌거나 자연스럽게 보인다. 아예 구로사와 아키라의 <숨은 요새와 세 악인>의 노래티브를 빌려온 마지막 에피소드 '아카키리', 일본 애니메이터는 물론 숱한 후예들의 유년 시대의 기억에 남았을 <철완 아톰>을 표 나게 인용한 'T0-BI' 등이 제법 인상을 남겼다.
다만 이왕 스타워즈의 이름을 빌려온 애니메이션 옴니버스가 왜 라이트 세이버를 들고 서로 대결하는 제다이 vs 시스 이야기 밖에 할 게 없을까 하는 아쉬움. <마크로스> 시리즈와 미야자키 하야오의 <붉은 돼지>를 남긴 이들이 야심 차게 만든 스타워즈 우주전/공중전 장면 하나 없을까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이와 관련 있는 것은 아니나 아무튼 [- 비전스]는 일본 애니메이터 외의 다른 국가의 크리에이터들이 참여하는 시즌 2를 내놓을 예정이라고 한다. 선과 악의 선명한 대립, 시스의 어두운 음모가 드리운 은하계 이야기도 좋지만, 그와 함께 다양한 야심적인 시도도 발견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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