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xism : 렉시즘

[언덕길의 아폴론]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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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덕길의 아폴론]

trex 2022. 6. 4. 06:28

매일 올라가는 등굣길의 언덕이 주는 무료함과 관성에 일상의 염증을 느끼는 아이가 있었고, 본의 아니게 학교 옥상에서 쉬던, 불량한 기운의 동급생 녀석과 인연을 맺게 되었고, 그 키워드는 재즈 트리오 연주였고 이로 인해 연애 감정과 우정의 드라마가 펼쳐진다. 갈등을 빗기고 하고 간혹 충돌과 반목이 자연스럽게 야기되고, 어느새인가 아이들은 성장해서 각자의 경로로 갈라진다. 아이고 여름이었다... 빌 에반스, 존 콜트레인 등의 넘버 등이 함께 흐르는 소박한 애니메이션. 그동안 청춘물 하면 쿄토 애니메이션 작품들에 익어버렸던 기준이었던 탓에, 그림체와 세계관에 익숙하는데 약간의 곤혹스러움을 감당했어야 했다.

에너지와 활기를 발산하고 싶었는데, 어디로 분출 해야는지 누구도 가르쳐주지 않던 나이대. 그런 가운데 스며드는 연애 감정의 향방은 당사자도 알 수 없었기에 누구는 전공투 세대와 도주를 택하기도 하고, 누구는 매번 서투른 고백, 더욱 서투른 감정 정리에 속앓이의 시기를 통과해야 한다. 가장 각자의 기억에 남을 최상의 재즈 트리오 연주는 한번. 제각각 진학과 신학의 길로 흩어진다. 첫사랑이라는 키워드를 제법 강조하던데, 모든 것의 화사한 순간과 기억, 그것의 한때의 감각이 주는 쌉쌀함 역시 중시한 작품인 듯. 

+ 실사판엔 그 첫사랑의 중심 역할로 고마츠 나나가 출연한 모양인데,  난 이 배우는 [갈증]만 기억나서, [언덕길의 아폴론]이 아니라 [고행의 아폴론]도 아니고 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