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xism : 렉시즘
[고스트 버스터즈 라이즈] 본문
1. 이반 라이트먼 감독은 1984년 [고스트 버스터즈]의 스매시 히트 이후 그 영광을 재현하기 위해 상대적으로 파급력이 약했던 2편 이후 나름의 노력을 발휘했다. 그 결과는 고스트 버스터즈식 서사의 외계 크리처 침공물 버전인 [에볼루션]이라는 작품이었는데, 데이비드 듀코브니 같은 배우나 심지어 고스트 버스터즈 시리즈의 4인방 중 한 명인 댄 애크로이드가 카메오 격으로 출연하는 등 나름의 계보를 그린 작품이긴 했다.
2. 이후 여러 남성 관객들이 치를 떠는 여성판 [고스트 버스터즈]가 2016년에 공개 되었고, 이반 라이트먼은 프로듀서의 이름으로 오리지널에 대한 계보를 여전히 이어갔고, 마침내 2020년엔 이 줄기의 정통을 자처한 리부트로서의 [고스트 버스터즈]가 세상에 나오기에 이르렀다. 이반 라이트먼은 연출이 아닌 제작자의 위치로 다소 뒤에 물러났지만, 그의 아들인 제이슨 라이트먼이 제대로 만든 속편이라는 점에서 올드팬들의 안도감(?)과 호응이 이어진 모양이다.
3. 작품의 후반부에 정말 오리지널 4인조가 재결합한 모습은 예상보다 제법 감동적인 면이 있는데, 적지 않은 이들이 알다시피 불의의 병환으로 일찍이 타계한 해럴드 래미스 - 그는 빌 머레이를 캐스팅한 로맨스 코미디 수작 [사랑의 블랙홀]을 연출하기도 했다 -의 빈자리를 망자/CG 유령이라는 발상으로 채우는 재치를 발휘했는데. 이게 나쁘지 않았다.
한국 고스트 버스터즈 시청자들에게 먹깨비라는 명칭으로 더 익숙한 슬라이머, 호빵 유령으로 불리던 마슈멜로우 등도 건재하고, 지옥견, 코스츔, 차량 등 장르 장치도 건재하다. 세월이 말하는 눅눅한 먼지와 허름함조차도 추억이라는 미명으로 나름의 설득력을 가졌다.
4. 먼길을 돌아 귀환한 오리지널 멤버들의 빈 자리를 채우는 것은 폴 러드 같은 요즘 배우, - 지난 여성판과 더불어 크리스 햄스워스 같이 '필요 없는' 젊은 남성 캐릭터를 연기한다 - 그리고 핀 울프하드, 맥케나 그레이스 같은 어린 배우들의 수훈이다. 핀 울프하드의 경우는 시리즈 자체가 [고스트 버스터즈] 시대에 대한 오마주도 곁들였던 드라마 시리즈 <기묘한 이야기>에 출연한 것도 그렇고, 필모그래피를 살펴보니 [그것]에도 출연했던 것을 보면, 제법 괜찮은 타입 캐스팅인 듯?
5. 마지막 시고니 위버가 나오는 쿠키까지 확인한다면, 결과적으로 시리즈의 밀린 과제를 마저 해결한 듯한 후련함이 느껴진다. 레트로니 뭐니 이 회고적 취향에 대해 만들 이들에겐 진심인 것이다. 괜찮은 소원성취고, 더불어 2016년 여성판 [고스트 버스터즈]도 잊지 않고 긍정하길. 성별 교체했다는 이유 하나로 필요 이상의 힐난으로 수년째 에너지 쏟아붓는 그 정성은... 그냥 필요 없는 헛짓으로만 보인다. 레이 파커 주니어의 주제가가 재생되는 엔딩 크레디트나 즐기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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