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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러의 보드가드 1,2] 들순이에게 남기는 짧은 감상_5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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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러의 보드가드 1,2] 들순이에게 남기는 짧은 감상_5

trex 2022. 6. 17. 09:12

네가 이 작품에 대한 이야길 했던 게 아마도 내가 병동에 있던 때였던가. 휘트니 휴스턴의 I will always love you가 화면 안에 흐르며 지켜야 할 대상에 대해 투혼 하는 보디가드의 헌신이 홍보 영성에 나오던 게 엊그제 일 같았는데, 어느새 시리즈는 2편이 되어 지금은 그 1년이 지났구나. 보디가드의 헌신과 순애보를 보여준 두 짝은 라이언 레이놀즈와 사무엘 잭슨. 연출은 두 편 공히 패트릭 휴즈. 이렇게 기복 없이 순항했고 좋든 나쁘든 품질을 유지했던 모양이네. 당시에 네가 보고 왔다고 했고, 아주 무난하게 봤다고 하던 게 기억이 나. 나름 긍금했던 참에 마침 넷플릭스에서 스트리밍이 되어 나도 볼 수 있었어. 다행이지. 자 - 작품은 준수했을까.

[데드풀] 이후 이제 라이언 레이놀즈는 일종의 안정된 브랜드가 된 거 같아. 같이 관람한 [프리 가이]도 그렇고, 이제 이 사람의 캐릭터는 극중에서 호되게 고생하면서도 천연덕스럽고, 때론 싱겁게 웃으며 고난을 감수하면서 영화라는 세계관, 그 일종의 메타버스에서 해피엔딩을 선사받는 대중영화의 아이콘이 된 게 아닐까 해.

최근작 [애덤 프로젝트]도 그런 캐릭터성을 여전히 활용하고 있고, 특히나 [킬러의 보디가드] 2편에서 달려오는 차량에 힘없이 인형(car crash dummy)처럼 갖다 박히는 장면이 두번은 나오던데, 이건 거의 [데드풀]에 버금가는 신체 장난 수준이더군. 신체 대접, 이런 식의 사람대접하니까 이 시리즈엔 유독 이런 첩보(?) 액션 장르의 카 체이싱과 총격씬 속에서 인근에서 장사하던 자영업자나 시민들에 대한 대접이 안 좋더라-. 장사하는 기물은 자동으로 파손, 행여 과일박스 같은 것은 으껴지거나 폭파당하기 십상이었지. 카 체이싱은 기본이니 모터보트 체이싱도 자연스러운 부가 요소, 재규어 같은 고가 차량 위에 불을 지르는 것은 덤이네. 힝... 

덤으로 생각이 나지만 세가의 아케이드 게임 [버추어 캅]엔 지나가는 행인이나 인질에게 오발을 쏘면 플레이어의 에너지 바가 1씩 마이너스가 돼. 즉 [킬러의 보드가드]식 산술을 적용하면, 플레이어에게 남은 에너지 바는 진작에 소진되어 바로 게임오버가 될거야! 이런 시민 고생, 주인공 고생의 절정은 아무래도 라이언 레이놀즈를 입양하기로 했다는 마리우스 킨케이드 부부(사무엘 잭슨과 셀마 헤이엑)의 결정이 아닐는지 허허...

그래도 작품이 어줍잖게 웃겼던 게 나름 현실의 톤을 넣으려 하더라? 1편은 인종청소를 통해 국제적 공적이 된 동유럽 독재자의 존재(게리 올드먼)를 배치했고, 2편은 그리스의 경제 환란은 물론 사이버 테러로 유럽을 공멸할 목적의 악당(안토니오 반데라스)을 내세웠더구나. 2편의 악당은 왠지 우리에게 애증의 대상이 되었던 [킹스맨] 시리즈의 빌런들과 유사한 발상을 했다 싶었어. 현대는 역시나 사이버 위협과 와이파이 장애, 주가 추락이 잘 먹히는 위협이겠네. 앞으로 007의 후배들은 역삼동 국비지원 웹마스터 학원을 수강하는 게 좋겠어. 

잘 보긴 했는데 2편이 상대적으로 좀 약했던 것은 장르물의 숙명 같기도 했고, 이참에 정치적 공정성 말아먹고 지맘대로 느그 애미애비 욕지거리하는 게 우스꽝스럽더라. 어떻게 난 백인인데, 너의 부친은 흑인이냐? 질문하는 극 중 인물이나 내가 자궁이 강해서 걸리면 죄다 꽉 조여낸다 어쩌고 저쩌고의 비속어 스웨그는 정말이지 그러려니... 한다. 허허.

그나저나 이 작품의 세계관 속 경호원들은 우수 등급 소유자에겐 트리플 A를 부여하네. 하기사 사무엘 잭슨은 빈 디젤의 '역시나' 뻥튀기 액션물 [트리플 엑스]에 나오기도 했지. 이런걸 보면 [존 윅] 시리즈는 도심 조처에 프로 암살들이 깔렸더니만. 여긴 프로 경호원들이 경력 장난하는 세상일세? 난 이걸 [존 윅]와 맞붙여도 그러려니 하며 웃어 넘길 듯해. 그 어떤 황당한 설정과 전제에도 이제 면역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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