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xism : 렉시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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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드맨]

trex 2022. 9. 11. 14:01

닐 게이먼의 샌드맨은 국내에도 그래픽 노블이 출시된 만큼 나름 친숙한 서사물이지만, 성경의 모티브, 신화적 인물 배치, 꿈을 통한 인간의 삶과 욕망을 다룬 작품의 여러 디테일을 보자면 짐작이 가능하겠지만 나름 만만치 않은 질감을 가진, 일종의 인문학적 히어로물의 서사로 보였다. 히어로물이라는 편의상의 표현을 썼다 뿐 여러모로 대형 스튜디오(워너 브라더스)의 투자가 들어간 성의 있는 시리즈물이었다.

찰스 댄스, 그웬돌린 크리스티 등 왕좌의 게임 동문회 출연진 등의 영국 출연진들의 진지한 연기도 제맛이다. 콘스탄틴 가문의 캐릭터가 내세의 세게관을 오가며 가하는 심판, 꿈의 세계관 등지에 존재하던 욕망과 악몽의 캐릭터들이 인간 세상 안에서 잔혹하게 가하는 피칠갑의 소동 역시 볼거리다.(볼거리라는 표현은 당장엔 우선 맞지 않겠으나..) 무엇보다 시청자의 입장에선 시즌 1의 후반에 예고한, 루시퍼 모닝스타와 아자젤 지옥 군단의 침공 서사가 시즌 2에 등장할지 등이 기대된다. 

환장적인 CG와 물량이 투여된 선과 악의 공방들이 당장에 좋았으나 보고나니 여러 캐릭터 에피소드들, 특히 '죽음'이나 '칼리오페'가 등장한 대목과 대사들이 좋았다. 가볍게는(?) 팬덤 문화의 특징을 다룬 일종의 메타적인 내용도 있고, 진지하게는 생과 사의 경계, 창작자와 뮤즈라는 이름의 비유를 그 자체로 비유한 연출이 '이걸 용케 TV 드라마 시리즈화했긴 했구나'라는 감탄을 줬다. 바보 같은 스노비즘 만족이지만, 한바퀴 시청 후 무언가를 봤다는 흡수의 만족감이 있다. 

순탄치 않아 보이지만 시즌 2 소식이 행여라도 있길 바라며, 시즌 1의 매튜의 귀환. 영원 일족의 불화와 심경 변화를 보고 싶다. 가능하다면 말이지.